가족·친구와 마시는 와인이 최고의 와인
와인 제대로 즐기는 법
▶구시대와 신시대
와인의 역사와 전통은 대부분 포도 나무가 번성할 수 있는 온화한 여름 기후를 가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과 같은 ‘구시대’ 유럽국가들에서 비롯된다. 구시대의 포도 산지들은 다양한 포도 품종, 토양 종류, 미기후, 양조기술, 문화, 요리의 차이를 기반으로 개별 스타일의 와인을 개발했다. 이것이 스페인의 리오하 와인이 이탈리아의 키안티나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과 다른 이유다. 이같이 구시대 와인은 포도 산지, 양조 기술, 양조 전통에 따라 구분돼 알려져 있다. 이와 달리 신시대 와인은 재배 지역이 아니라 와인 양조에 사용되는 포도 품종에 따라 식별되고 있다.
▶와인 스타일
▶서빙 온도
와인은 몇 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객관적으로 올바른 서빙 온도는 없다. 단지 개인적인 취향과 전통의 문제일 뿐이다. 예를 들어 저장고에 보관되던 테이블 와인은 냉장된 후 마시기 직전에 꺼내 서빙된다. 저장고 온도는 일반적으로 화씨 55~60도 사이므로 이 온도에서 서빙돼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 취향에 따라 편하게 즐겨야 한다. 어떤 사람은 레드 와인보다 차갑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화씨 60도보다 차가운 레드와인을 좋아하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람은 더운 날에 더 차가운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는 저장고 온도에서 제공되는 레드 및 화이트 와인을 좋아한다.
▶와인과 음식
구시대 와인은 지역 요리에 따라 개발됐기 때문에 특정 지역 와인은 그 지역 요리에 가장 이상적으로 어울린다고 여겨져 왔다. 레드 와인은 고기와 화이트 와인은 생선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구식이라고 생각한다. 유용한 팁으로 권장하기에는 너무나 일반적이다. 내가 와인을 선택할 때는 메인 요리보다 향신료와 양념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부에서는 ‘호환과 대조’를 와인 선택에 활용하라고 한다. 모든 요리에는 호환 가능한 선택과 대조적인 선택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랍스터 테미도르와 같은 풍성한 식사를 할 때는 진한 버터향의 샤르도네와 호환이 되는 와인을 선택하거나 또는 각각의 맛을 더욱 강하게 음미하기 위해 음식과 대조되는 타르트 샤블리 같은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고유한 와인과 음식 조합을 실험하고 발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와인 잔 및 도구
와인 잔은 종류에 따라 특정 와인에 대한 맛과 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집착하면 와인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내 경우는 와인의 향기로운 성분이 증발해 잔에 머물 수 있도록 충분히 긴 스템과 넓은 보울을 가진 중간 사이즈의 유리잔을 좋아한다. 이런 잔은 와인의 강도를 높이고 와인에 집중해 즐길 수 있는 감각을 이끌어 낸다. 반면 해변에서 로제와인 한잔을 마실 때는 모래 위에서 잘 넘어지지 않는 스템이 없는 텀블러 잔을 선호한다. 와인 관련 다양한 도구들이 있는데 이 역시 너무 강조하면 방해가 될 수 있다. 나는 포일 커터, 에어레이터, 멋진 오프너에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며 코라빈도 갖고 있지 않다. 포일을 자를 수 있는 작은 칼이 달린 스테인리스 스틸 와인 코르크 따개면 충분하다. 이런 도구가 아닌 와인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자.
▶와인 숙성
대부분의 사람은 모든 와인이 오래될수록 와인 맛이 좋아진다는 사실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와인이 지나치게 숙성돼서는안 된다고 생각한다. 와인 구매 후 몇 달 내로 마셔야 하며 늦어도 구매한 해에 마셔야 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오래될수록 맛이 좋아지는 와인은 전체의 5% 이하에 불과하다. 맛이 향상되는 정도 역시 와인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와인을 맛볼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다. 숙성의 비결은 어떤 종류의 와인을 얼마나 오래 할지,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 밥 룩스(Bob Roux)는…
UC데이비스에서 포도재배학으로 이학석사와 MBA과정을 마친 후 와인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수십년간 종사해 왔다. 특히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로버트 몬다비, 켄달 잭슨, 케리머스 빈야드, 오푸스 원, 턱벡스오퍼 에스테이트 등에서 마케팅 및 판매 부사장, 매니저 등을 역임했다. 샌프란시스코대학과 소노마 스테이트에서 와인 마케팅을, 나파밸리 칼리지에서와인 감정 및 포도재배학을 가르친 바 있다. 현재는 다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의 판매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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