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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용서할 수 없는 역사 왜곡

학술지 ‘국제 법·경제 리뷰’는 3월호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란 논문을 게재하기에 앞서 최근 초록을 온라인에 올렸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일본정부가 조선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고용주인 위안소가 매춘부와 자유로운 계약을 맺었고, 매춘부는 주어진 조건하에서 일본 고객을 상대로 장사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 우익단체가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는 거짓을 진실로 포장한 논문을 검증없이 발표했다.

1993년 8월 4일 일본정부는 위안부 관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고노 내각관방장관이 발표했다. 고노의 담화에서는 “위안부의 모집은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맡았다. 그런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다.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가담한 적도 있었다. 또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하의 참혹한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성노예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램지어 교수는 상호합의로 계약이 성사된 매춘행위로 단정 지으면서 성노예라는 진실된 논리를 외면했다. 이를 보면 그를 얄팍한 지식으로 양심을 파는 학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담화에서도 위안부는 감언과 강압에 의한 것임이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매춘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역사를 우롱한 처사다.

위안부들은 증언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본인의 의사와 달리 속아서 혹은 성 제공의 사실을 모르고 원하지 않은 장소에 끌려갔다. 현지에서 성노예로 인간 이하의 취급과 학대를 받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겨우 살아남아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평생을 떠돌며 살았다. 그나마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음지에서 생활을 했다. 이러한 진실을 은폐하거나 감추려는 사악한 무리들의 협잡을 용서할 수 없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비난 받고 있음에도 바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은 학문의 자유에 포함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리 학문의 자유라고 하지만 사실에 근거하지 못한 논문은 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

냉철한 이성이 필요하다. 이미 국제사회는 위안부 문제가 최악의 인권 유린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한 막연한 성토보다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위안부가 성노예였음을 입증하는 사료와 통계수치를 비치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 학자들이 바른 논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한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위안부에 대한 신뢰할 만한 논문을 쓰고 사료를 발굴해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이제까지 위안부와 관련된 충분한 사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반성해야 한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세계 역사학자들이 불충분한 사료로 어처구니 없는 논문을 발표하게 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제2의 램지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제 학술계를 겨냥한 일본 우익세력들의 활동이 일본정부의 지원으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에 대한 철저한 사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역사학자들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논문을 세계 학술지에 발표해 한국역사를 바로 세워가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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