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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와사보생’

처제가 새해 인사도 못 드렸다며 전화로 하는 말이 “‘와사보생(臥死步生)’이라는 말 아시지요”라고 묻는다.

일본말인지 스패니시인지, 무슨 말인가 이해가 안돼 머뭇거리니까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공원, 산, 바다에서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정담을 나누는 세상은 이미 강 건너 간 것 같다.

손주들이 보고 싶어도 코로나로 볼 수 없는 얄궂은 세상이 되었다.



얼마 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존재의 중심’이라는 글을 읽었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 모두를 시간 부자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는 각자의 결정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과 실천에 따라서 누구는 크게 성장하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로 생겨난 이 여분의 시간을 자신 속 깊은 곳의 씨앗과 만나는 좋은 기회로 삼는다면 그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삶을 열어 갈 것입니다.”

글 중에는 코로나가 인간에게는 재앙이지만 자연보호에 대한 경감식을 일깨워 지구보존에는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었다.

오늘 오후에 연방교도소에서 전화가 와 ‘계속 봉사를 해 줄 수있겠느냐?’며 백신 접종 여부를 물었다. 작년 3월 이후 금지됐던 방문을 교도소 사역자들에게는 허용하는 모양이다.

다시 걸을 기회가 생겼다. 온라인으로 교도소 사역을 접수하고 나니 오늘은 무언가를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살아 있다는 책임을 곱씹어 본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와사보생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교도소 방문의 날을 기다린다.


변성수·교도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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