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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악인가] 넷플릭스의 모차르트 오류

화면에는 분명히 모차르트가 흐르고 있다. 피아노 한 대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 23번의 2악장. 화면 속 두 여성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대화를 나눈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본인이 죽는 사이. 그중 한 명이 말한다. “베토벤 계속 들어야돼?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지.”

서정적이던 음악은 그 순간 확 바뀌어서 앞으로 달려나간다. 알레그로(Allegro)보다 더 빠른 알레그로 아사이(assai). 같은 협주곡의 3악장이다. 전쟁에서도 살아남고 누구든 죽일 수 있는 여자와, 틈만 나면 훈련을 해서 누구든 죽이는 또 다른 여자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화 ‘헌트(The Hunt)’ 중 한 장면이다. 문제는 바로 저 대사 중 ‘베토벤’의 오류가 끝까지 수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관객은 분명히 모차르트인 음악을 끝까지 베토벤인 줄 알았을 거란 사실이다.

영화는 싸움이 끝나고 영화마저 끝날 때까지 오류를 수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그걸 몰랐을 리 없다. 오히려 일부러 틀렸을 것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미국 사회 내에 공고해진 계층 간의 갈등, ‘이념’이나 ‘신분’을 그리고 있는데, 모차르트를 베토벤으로 착각하는 혹은 클래식 음악은 전부 베토벤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을 그리고 싶지 않았을까.

중요한 점은, 이게 모차르트인 줄 몰랐다면 제작진의 의도도 알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작곡가 말러 교향곡 6번 1악장으로 시작한다. 교향곡의 부제는 ‘비극적’. 그 어떤 작곡가보다 비극적으로 산 말러의 작품이지만, 이 교향곡을 작곡할 때만큼은 인생 최고로 행복했다. 큰 딸을 얻었고, 사랑하는 아내와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이처럼 불길하고 불안한 음악을 썼다는 사실이 미스터리다.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 듯해도 사실 누구나 벼랑 끝에 서 있는 우리 모두의 시대처럼 말이다.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교향곡 ‘비극적’을 선택한 것 또한 우연은 아니다.

음악을 알아가는 일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과 다르다. 많은 겹의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전세계 시청자 8200만명을 기록한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에도 모차르트 스토리가 나온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던 여왕이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에 계속 머물렀다면 그의 가족 전체가 부귀영화를 누렸겠지”라고 하는데, 잘츠부르크를 떠나 최고로 불행해지고, 최상으로 행복했던 모차르트의 인생을 안다면 귀가 번쩍 뜨일 대사다. 집콕 시대의 재미를 위해서도 우리에게는 ‘맥락’이 필요하다. 아는 사람은 더 재미있으므로.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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