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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90세 노학자의 헌신

지난 달 4일 알래스카주립대학교 국제극지연구소를 만든 아카소후 슌이치 소장의 90세 생일파티가 열렸다. 현역에서 물러나 있지만 아직도 현역처럼 논문이나 서적을 집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로라 연구에 60년 동안 헌신한 학자다.

태양의 흑점 운동에 의한 오로라 발생과 형성 과정을 관측을 통해 연구해 왔다.

학문 나이 ‘환갑’인 60여년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24세에 알래스카 대학으로 유학을 왔다. 산악 스키를 즐기고 밤하늘의 성좌와 오로라에 흥미를 느껴 알래스카에 왔다고 한다. 그는 오로라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일생을 받친 인물로 유명하다.



세계의 오로라 사진작가들은 그를 만나 자신들이 촬영한 오로라 사진을 보여주며 어떤 현상으로 이러한 오로라 형태가 나타나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오로라 세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제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다. 줌을 통한 비대면 생일파티 화상 회의에서 만났다. 그도 곧 정년을 맞는다고 한다.

슌이치 소장은 알래스카 주립대학의 교수로 임명 받은 후, 알래스카대학 지구물리연구소의 소장을 거쳐 국제극지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2007년 정식 퇴임한 후에도 강연, 세미나, 집필 등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그는 국제극지연구소를 세울 때 일본과 미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끌어내 건물 비용과 15년간의 연구비에 충당했다. 연구소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고 극지의 기후변화와 온난화 연구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북극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슌이치 소장은 북극 연구의 석학들을 수시로 초빙해 현재의 상황과 미래를 진단함으로써 북극 연구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선구적인 한 사람이 연구 기반을 조성하면 이어 젊은 연구자들이 우수한 연구 성과를 쌓아가고 만들어 가는 것이 학문의 진정한 계승이다. 이것이 선진국의 연구 전통이다.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연구 풍토가 부럽다.

소장은 행정적인 소임을 다하면서도 북극의 기후변화와 온난화에 대한 학자로서의 연구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학문 연구와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연구라는 것은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기후변화 연구는 최소한 수십년의 시간이 요구된다. 북극 생태계 자연의 섭리와 순리를 알아가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선구적인 학자의 집념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세워지고 그 위에 연구성과가 더해질 때 학문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학자들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90세 노학자의 북극 연구에 대한 열정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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