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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수퍼보울을 보면서

55회 수퍼보울 우승은 탬파베이 버캐니어스가 차지했다. 매해 다양한 기록과 관심거리를 제공하는 수퍼보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경기라 유독 관련 이슈가 많았다. 경기 내적으로는 프로풋볼(NF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버캐니어스의 쿼터백 톰 브래디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퍼보울 정상에 도전하는 캔사스시티 칩스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올해 프로 21년차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이었을 때 9번이나 수퍼보울에 진출해 이중 6번이나 우승한 브래디는 팀을 옮겨 정상에 다시 도전했다.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었을 때에는 브래디의 기량도 뛰어났지만 빌 빌리첵 감독의 지략 덕분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브래디는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버캐니어스로 팀을 옮긴 직후 수퍼보울 정상에 다시 올랐다. 반면 브래디가 떠난 패트리어츠는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실패하며 그의 빈 자리를 실감해야 했다. 마홈스는 올해 25살로 리그 MVP와 수퍼보울 MVP를 이미 석권했으며 올해 수퍼보울에서도 우승을 하게 되면 25세에 두 번의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한 첫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시카고 베어스 팬들이라면 이런 마홈스의 활약이 마냥 반가울 수 만은 없다.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베어스는 마홈스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쿼터백인 미치 트루비스키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4년이 지난 후 두 선수의 위치는 큰 차이가 난다. 트루비스키와 베어스의 재계약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고 무엇보다 마홈스가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고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베어스 팬들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수퍼보울 챔피언 버캐니어스를 베어스가 정규시즌에 물리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 우린 수퍼보울 챔피언도 이긴 팀이라고!

올 시즌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칩스는 앤디 리드 감독의 아들이자 팀의 코치인 브릿 리드가 경기 전 음주운전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에 내면서 수퍼보울에 나서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또 결정적인 순간에 페널티 11개를 범하면서 경기 내내 끌려다니다가 참패를 당했다. 아마도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수퍼보울에서 보인 셈이 됐을 정도다.



경기 외적으로는 캐나다 출신의 이디오피아계 이민 2세 ‘The Weeknd’(e가 원래 빠져 있다)가 선보인 해프타임 쇼가 눈길을 끌었다. 흑인 R&B 음악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무대를 선보여 다소 긴장감이 빠진 경기의 긴장감을 메꿨다. 이번 무대를 위해 자비 700만달러를 쓰고 얼굴을 감싼 붕대로 성형의혹을 일으키는 등의 관심 끌기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 중간중간에 선보인 광고는 예년에 비해 참신한 아이디어나 배꼽을 잡는 위트를 담은 광고 보다는 차분하게 자시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이 광고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버드와이저와 현대 기아차와 같은 수퍼보울 단골 광고주가 빠진 것도 이슈가 됐다.

경기에 앞서 펼쳐진 사전 행사에서는 현재의 미국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왔다. 흑인 여성이 읊은 시와 국가를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이 하모니를 맞춰 부른 장면에서는 다소 인위적이긴 했지만 극심한 인종갈등과 선거 불복종으로 야기된 혼란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공중파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백신 접종 계획과 안전한 학교 재개학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피력했다. 7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탬파베이의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은 2만여명만 입장시켰고 이중 7500명은 의료계 종사자를 초청해 그들의 헌신을 기렸다. 당연하겠지만 미국의 최대 스포츠 이벤트는 현재 미국의 상황과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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