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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인터넷 사각지대의 백신 불평등

구글의 ‘룬 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면 아프리카 저소득층에게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다. 가난하고 넓은 아프리카 대륙에 광케이블을 깔려면 엄청난 돈이 들 것이고 그에 비해 수익은 거의 없을 것이라 황당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룬 프로젝트는 광케이블 대신에 100개의 풍선을 성층권에 쏘아 올려놓고 아프리카에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그리고 수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7월 케냐에서 론칭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구글은 실제 돈은 서구 사회에서 벌어 기술 문명의 사각지대인 아프리카에서 쓰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기술문명의 혜택을 주기 위한 노력은 LA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 수년 전 LA통합교육구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사용하라고 아이패드를 나눠줬다. 결국 유야무야 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의도가 매우 좋았기에 언젠가 아이패드가 돌아올 것이라 믿는 사람도 있다.

당시 수업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이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됐다면 틀림없이 성공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좋은 장난감을 선물한 꼴이 됐지만 수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의 인생 진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구글의 장학생으로 뽑혀 일약 세상에 알려졌던 살만 칸의 ‘칸 아카데미’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다. 콘텐츠가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를 받지만지기는 했지만 무료 온라인 강좌를 통해 소득 차이로 인한 학습 기회 격차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칸 아카데미는 인터넷 사용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다는 의미가 있다. 칸 아카데미가 일깨운 온라인클래스의 가능성은 코로나 시대의 원격 수업에 큰 기여를 했다. 또한 이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배움의 기회가 해방됐다.

이제 의지만 있다면 웬만한 지식과 정보는 무료인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만 된다면 예전과 달리 돈이 없어도 배움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기술 문명의 발달로 일어나는 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다. 다른 측면으로 살펴보면 자기 돈을 쓰면서 남을 돕는 사람들이다. 비록 실제 화폐를 건네주지는 않지만 문화적 재화를 나눠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격차 줄이기다.

코로나 팬데믹의 극복을 위해서 무료로 접종되고 있는 현장에서도 격차 줄이기는 보인다. 아직 초창기라서 순서를 기다려야겠지만 순서가 돼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등록하고 예약 시간에 맞춰 접종 장소에 가서 맞아야 한다. 이미 의료계 종사자들과 소방관 등 대민 접촉 공무원들이 모두 접종 완료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시니어들의 차례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지만 온라인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인터넷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니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사우스LA의 한 커뮤니티 헬스센터에서는 컴퓨터 예약이 없어도 접종해 주고 있다. 백신이 차고 넘쳐서 누구나 예약이 쉽다면 뉴스가 되지 않았겠지만 예약이 어려우니 조명을 받고 있다. 길게는 5시간까지 기다려 백신을 맞지만 예약을 못해서 겪는 설움은 날릴 수 있다. 덕분에 인터넷 혜택의 사각지대인 사우스LA에서 벌어지는 혜택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많은 숫자의 예약 못한 시니어 수백명에게 매일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한인 시니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본지의 보도를 보고 장시간 대기 끝에 백신을 접종한 한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 남들이 볼 땐 미친 것으로 보였던 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장병희 / 디지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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