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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획일화에 길들여지는 사회

지난 20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섰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교로운 점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새 지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 기준과 관련 “PCR 검사는 환자의 병력, 역학 위험 요소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PCR 검사는 침 등 가검물에서 리보핵산(RNA)을 검출해 감염 환자의 것과 비교, 일정 비율 이상이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이 검사법이 전염성 바이러스와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구분하지 못해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물론 주류 언론은 이런 우려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새 지침에 따라 판정 기준이 완화됐으니 확진자 감소가 예상됐다. 실제 LA카운티의 확진자 수가 50%나 급격히 감소한 시점도 20일이다.



워싱턴, 시카고, 가주 등이 잇따라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을 해제했다. 특정 정당의 텃밭 지역들이다. 각종 비판에도 자택대피령을 밀어붙였던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횡설수설했다. 그는 그동안 행정명령 해제의 핵심 조건으로 중환자실 가용 병상 비율(기준 15%)을 내세웠다. 현재 수많은 지역이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뜬금없이 해제를 결정했다. 말 많고 탈 많던 행정명령은 그렇게 종료됐다.

지난해 3월이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앨러지·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팬데믹 사태를 두고 CBS 간판 프로그램(60 Minute)과의 인터뷰에서 조곤조곤 마스크 무용론을 펼쳤다. 현재 그는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상식적으로 2개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전염병 전문가이자 국가 보건 기관의 수장치고는 아마추어처럼 발언 기준이 불분명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CNN이 이례적으로 방송 자막을 달았다. ‘사키가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자막 뒤에 괄호를 넣고 ‘How refreshing(얼마나 개운한가)’이라는 감탄사를 추가했다. 공정 보도의 의무를 다하고 객관을 전달해야 할 언론사가 실제 생방송으로 내보낸 자막이다.

취임식 전후로 워싱턴DC에 주둔한 군인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수일간을 보냈다. 군인 대우를 두고 성토가 이어졌다. 보다 못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있는 자기 소유의 5성급 호텔을 군인들에게 개방했다.

물론 주류 언론은 이런 사실들을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주류 언론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데이터 업체 에델먼과 악시오스 공동 조사에 따르면 주류 언론의 신뢰도가 역대 최저치(46%)를 기록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백악관 공식 계정에는 ‘좋아요’ 보다 ‘싫어요’가 몇 배 더 찍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거의 8000만 표나 받은 행정부치고 의아한 현실이다. 곳곳에 워치독은 많다. 각 영상 등에 달린 수많은 ‘싫어요’ 숫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확연히 줄어드는 증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건 백악관도 무엇이 불편했는지 댓글 기능까지 아예 꺼버렸다.

정치적 견해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문제는 주류언론과 빅테크는 양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더 심각한 건 검열(censorship)도 심화됐다. 현실을 절반만 인식하면 편협해진다. 오늘날 사실을 비틀고 진실을 숨기는 건 쉽다. 꽈배기처럼 양산된 콘텐츠를 보며 사실을 찾아 적립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자유민주주의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성향에 안 맞아도 듣고, 봐야하는 것들도 있다. 특정 집단에게 그 누구도 옳고 그름을 정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다름’이 헛소리라 치자. 그것보다 끔찍한 건 딱 ‘하나’만 존재하는 사회다. 획일화의 무서움이다.


장열 사회부 부장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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