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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학대받는 반려동물들

얼마 전 모든 한국 부모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정인이 사건. 양부모의 학대를 받다가 입양된 지일 년도 안돼 생을 마감한 두살 배기 어린아이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사랑을 주지도 않을 어린아이를 입양한 동기가 주변인들의 입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학대 사건은 펫팸족에게도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언론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반려동물 학대 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가장 많이 보도되는 사건은 길고양이와 떠돌이 개에 대한 학대이다. 주인이 없다는 인식 때문인지 그들에 대한 학대를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동물병원에 구조되어 온 개 중에는 페인트 통을 뒤집어쓴 채 두 눈만 간신히 뜬 개도 있었다. 어떤 길고양이는 누가 뜨거운 물을 부었는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도착했다. 어떤 학생들은 장난삼아 길고양이의 전신 털에 강력본드를 칠했다. 학대받은 그들은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돼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그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들 ‘캣맘’으로 불린다. 한국은 어느 동네를 가도 아파트나 동네 주변에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캣맘의 행동을 달갑지 않게 바라본다. 누구에게는 사랑스러운 울음소리가 다른 이에게는 시끄러운 소리로 받아들여지는 탓이다. 예방접종이 안된 채 떠돌아다니는 개, 고양이는 그 자체가 위험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그들의 배설물로 주변이 더러워지면서 특히 아이들의 놀이터가 오염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밥을 주는데, 다른 이는 치명적인 약을 탄 먹이를 준다.

동물에 대한 학대가 길고양이와 떠돌이 개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을 돌아보면 모든 가족 구성원이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강아지는 의식을 잃은 채 동물병원에 실려 왔다. 보호자가 자세한 상황설명을 피하지만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안고 있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바닥에 던졌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대부분이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또는 가족 누군가에게 자꾸 짖는다는 이유로, 먹이 줄 때 손을 물었다는 이유로 반려동물들은 쉽게 구타를 당한다. 어떤 학생들은 반려동물을 장난감으로 인식한다. 실제 뉴스에 난 사례를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지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보고, 친구들과 함께 집안에서 실험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세탁기 안에 넣고 돌리기도 하고 밀폐된 비닐이나 박스에 장시간 가두어두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다수의 펫팸족은 절대 이해가 안 되겠지만 실상 이러한 학대로 인해 동물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이들이 상당수다.



펫팸족이 꼭 기억해야만 하는 사실이 있다. 내가 반려동물을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실제 언론에 오르내리는 동물에 대한 비정상적인 학대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그들이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받는 것을 보고 있거나 동물 구조 단체에 기부해서 작은 도움을 줄 뿐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에 의한 학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어린 자녀에게, 남편과 부인 그리고 어르신에게 우리 집 반려동물이 고귀한 생명체로 인식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자.


정소영 / 종교 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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