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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전통 설탕 ‘파넬라’ 논란…사업가가 미국서 특허 취득

콜롬비아 생산농가 거센 반발

중남미 국가에서 주로 생산되는 ‘파넬라’(panela)는 사탕수수즙을 끓여서 만든 비정제 원당이다.

‘더 건강한’ 설탕 대체품으로 소개돼 있지만, 주요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선 그 자체로도 중요한 식품으로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이 파넬라 제조법을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콜롬비아에선 때아닌 ‘특허’ 논란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호르헤 곤살레스 우요아가 미국서 ‘폴리케인’이라고 명명한 제품의 제조법으로 특허를 취득한 것이 발단이었다.

콜롬비아 대형 설탕제조업체의 주주이기도 한 호르헤 곤살레스 우요아라는 이 사업가는 사탕수수에 있는 ‘폴리코사놀’ 성분을 다량 함유한 이 비정제 원당이 의약품보다 저렴하게 콜레스테롤를 낮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중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에서도 특허 출원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곤살레스의 특허 소식은 콜롬비아에서 큰 논란을 불러왔다. 그가 특허를 받은 폴리케인의 제조법이 파넬라 제조법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선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도착한 이후부터 파넬라를 제조해왔고, 현재 2만 개의 전통 제조업체들이 파넬라를 만들고 있다. 물에 파넬라를 섞은 ‘아구아파넬라’는 특히 농촌지역에서 열량 공급원으로 즐겨 마시는 음료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전통 식품이기에 콜롬비아인들에게 파넬라로 특허를 얻는 건 마치 밀크커피로 특허를 내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NYT는 표현했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에서도 파넬라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콜롬비아 파넬라생산자연합에 따르면 2019년 미국과 유럽 등에 모두 9천t의 파넬라를 수출했다.

곤살레스가 이처럼 성장하는 파넬라 시장을 가로채기 위해서 특허를 출원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기감을 느낀 파넬라 생산업자들은 “파넬라는 모두의 것”이라며 당국에 특허를 내주지 말 것을 호소하며 소송전에 나섰다.

파넬라 제조 전통과 관련한 기록이 풍부하게 남아있음에도 미국 특허청이 곤살레스에게 그대로 특허를 내준 데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포크 와그너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NYT에 “특허 심사 관행의 맹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심사관들이 미국서 발행된 현존 기술 자료를 찾아내는 데는 능하지만 외국에서, 특히 다른 언어로 발행된 내용은 잘 살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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