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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신년 운세에 깃든 마음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세상을 살다 보니, 손아귀에서 모래 빠져나가듯 한 해가 가버리고 어느덧 새해를 맞았다.

절에서 법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인지, 요즘 안부를 묻는 전화가 곧잘 걸려온다. 자신의 염원을 담아 새해 운세도 곧잘 묻는다. “스님, 새해에는 운세가 좀 풀릴까요?”라고. “글쎄요….”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 했던가. 뭣 모르는 스님인지라 그저 대충 웃으며 넘길 수밖에.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는 일엔 관심이 많다. 운세뿐만 아니라, 꿈 해몽을 해달라는 사람도 꽤 많다. 여기 무릎 칠만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중국 한나라 때 황제(훤제)가 미신을 타파할 요량으로 당시 유명한 꿈 해몽가를 불러들여 말했다. “그대가 꿈을 잘 풀이한다지? 그럼 내 꿈을 해몽해다오. 대신 잘못 해몽하면 큰 벌을 줄 것이야.” 그러면서 꾸지도 않은 꿈 이야기를 했다. “간밤 꿈에 궁전 지붕의 기와 하나가 갑자기 새가 되어 날아가는 꿈을 꾸었는데, 이게 무슨 꿈인가?”

해몽가가 말하기를 “예, 폐하 이 꿈은 흉몽입니다. 궁중에서 살인이 일어날 꿈입니다.” 이에 황제가 크게 노하여 꾸짖기를 “네 이놈. 이 꿈은 내가 꾼 꿈이 아니라, 내가 너를 시험하기 위해 거짓으로 지어낸 이야기일 뿐인데, 궁중에서 사람이 죽는다고?”

그때, 황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문밖에서 시종이 아뢰는 소리가 들렸다. “폐하! 큰일 났습니다. 지금 궁중에서 두 사람이 싸우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깜짝 놀란 황제가 해몽가에게 물었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어떻게 그 거짓 꿈의 해몽이 이렇게 딱 맞을 수 있단 말이냐?”

그러자 해몽가가 말했다. “폐하, 꿈이란 마음으로 꾸는 것입니다. 잠잘 때의 꿈도 그러하고, 현실에서 일으킨 마음도 해몽가의 입장에선 다 꿈인 것입니다. 따라서 한 생각을 일으키면 그것이 현실이든 꿈이든 이미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해몽가의 말대로라면, 정말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구나 싶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은 어디에 대입해도 다 성립되는 단어인가 보다.

지난해 연초부터 확산한 코로나19는 결국 해를 넘기면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놓았다.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호모 사피엔스는 허구적 상상력으로 문명과 문화를 일구며 사회적 협동을 할 수 있었고, 그로 말미암아 온갖 도전을 극복하며 지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회적 협동을 통해 성공한 호모 사피엔스가 접촉을 끊고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 전염병 확산을 극복할 수 있다니, 도대체 어찌 살란 말인가.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했지만, 인간은 역시 슬기로운 존재였다. 어느새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각자 필요한 것들을 해결하고 있으니 말이다. 연결의 방식이 다만 예전과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덕분에 잠시 주춤했던 삶은 다시 맥이 뛰고 고동치고 있다.

마치 섬들이 물밑에선 서로 연결되어 있듯, 인간의 사회적 연결을 가능하게 한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이요, 상상력이었던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도 인간의 자비심과 의학적 상상력에 근거한 노력과 분투로 완성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이젠 마음의 습관과 취향만 바꾸면 된다.

그렇다면 과연 새해에는 어떻게 될까? 필시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좋아질 것이다. 지난해는 별로 좋은 일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다시 희망으로 새로운 길, 행복의 길을 열어 가리라.


원영 스님 / 청룡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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