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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A New Day for America

조 바이든이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전과 같이 화려하고 장엄한 취임식 대신 간소하고 형식을 줄인 의식이 진행됐다. 2주 전 연방 의사당에 난입했던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워싱턴 DC는 일찍부터 삼엄한 경계 태세와 보안 조치가 내려졌었다. 취임 직후 신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행정부를 관통했던 전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는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DACA 수혜자들을 위한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여는 것과 경기회복현금 지급, 실업수당 연장 지급 등과 같이 우리 삶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취임 직후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정책과 법안이 우리에게 소개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이와 함께 카멜라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소수계 부통령으로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게 눈길을 주는 유권자들도 많다. 향후 4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팬데믹으로부터의 탈출과 경제 회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창궐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유권자들로서는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 보급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는 바이든 신임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의지라고 보여진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4년 전을 돌아보면 비효율적인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인한 조바심이 결합된 결과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다소 거칠고 기존 정치권의 패러다임을 따르지 않은 채 이를 파괴한다 하더라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적합한 인물이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팬데믹이 불어 닥친 이후로는 국민들의 선택을 다시 받지는 못했다. 그만큼 현재 닥친 위기가 가볍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년간 많은 상황들이 변했다. 그만큼 앞으로의 4년도 이전과는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의 공약은 다시 한번 새겨 듣곤 하는 버릇이 생겼다.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득표 활동도 중요하겠지만 근간에 깔려 있는 시대정신이나 아젠다 설정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이로울 수 있다는 개인적인 판단에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라고 본다. 어떤 정당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보다는 개개 사안에 대한 기본 입장과 이를 접근하는 방식, 실질적인 대처방안 제시 등을 살펴보는 것이 실효성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산적한 현안을 일순간에 깔끔하게 정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임자가 해놓은 정책적 효과는 상당 시간 우리 곁에 남아 있기 쉽다.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다수당이 되었다 하더라도 법안 통과에 필요한 절대 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대통령 한 명만 바뀌었다 하더라도 세상은 쉽게 변하지 못한다. 다만 워싱턴을 좌지우지하는 정치 지형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에 앞서 현재 미국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통합을 꼽았다고 한다. 11월 선거에서 다른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의 숫자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다. 미국 건국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선거를 통해 대통령직에 오른 신임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날카롭게 나뉘어져 있는 정치적 난맥상을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국을 위한 새로운 날이 열린 만큼 이에 걸맞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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