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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규정 어긴 식당 야외영업…생존 vs 불법 속타는 갈등

사느냐, 죽느냐다. 식당들의 불빛은 곧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다.

부에나파크 지역 비치 불러바드와 맬번 애비뉴에는 수십 개의 한인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12일 오후 7시, 식당가의 불빛은 여전히 밝다. 포장 및 배달만 허용하는 주정부의 행정명령이 시행중이지만 일부 한인 식당들이 여전히 야외 영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 예약을 통해 실내에서까지 손님을 받는 식당들도 있다.

본지는 A식당에 실내 식사 가능 여부를 물었다.



“네, 가능합니다. 몇 명 예약하실 거죠?”.

기자임을 밝히자 A식당 관계자는 곧장 하소연부터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닫기 직전이다. 이해 좀 해달라. 이렇게라도 안 하면 버틸 수 없다”며 “정부가 제대로 도와주는 것도 없지 않으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분명 생존이 달린 일이다. 인정상 무작정 문을 여는 식당을 비난할 수 없다. 문제는 팬데믹 상황에서 식당 영업을 강행했다가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한다면 책임 여부가 불분명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지역 B식당도 현재 영업 중이다. 식당측은 불법으로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 식당 관계자는 “우리도 손님에게 죄송하다. 그럼에도 오겠다는 손님에게는 ‘괜찮겠냐’고 꼭 의사를 묻는다”며 “만약 감염 사례가 발생한다면 그건 누구 책임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엄연히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지금은 행정명령에 따라 포장 및 배달 외에는 식당 영업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영업을 강행하게 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현재 이 지역에는 당국의 법적 방침을 준수하는 식당들도 있다. 그러한 식당 입장에서는 법을 지키는 게 되레 억울한 일이다.

C식당은 현재 포장 및 배달 영업만 하고 있다.

이 식당 업주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심지어 인터뷰 도중 울먹이기까지 했다.

업주 김모씨는 “우리도 지금 너무나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주변 식당이 저렇게 문을 열면 법을 지키는 식당은 뭐가 되는가”라며 “손님들이 다 문 여는 식당으로만 간다. ‘테이크아웃’만 하는 우리는 매상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주변에 문을 열지 않던 식당 업주들마저 억울한 나머지 영업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

D식당 업주는 “어떻게든 행정명령을 지키려고 했는데 오히려 당국의 방침을 따르는 식당이 ‘바보’가 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야외 영업을 하지 않던 업주들도 문을 연 식당을 보면서 ‘이렇게 망하나, 저렇게 망하나’라는 생각에 영업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는 있는데, 제재는 없다. 카운티, 시정부 등은 이런 현실을 방관한다. 이미 지역 업주들은 카운티 보건국, 지역 경찰 등에 이런 상황을 수차례 전달했다.

그때마다 당국은 “경고장은 보내 보겠다”, “현실적으로 단속은 어렵다” “일단 경찰에 신고해보라” 등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부에나파크 박영선 시의원(1지구)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지금까지 시 차원에서 불만 사례가 공식 접수된 건 없었다. 만약 그런 문제가 있다면 시와 카운티 정부가 협력해서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식당 영업 논란에 대해 “단속이 시행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건 ‘자발적’으로 당국의 방침을 따라 달라는 것”이라며 “반드시 준법정신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납부금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당국은 영업을 못 하게 해놓고 업주들에게는 헬스퍼밋, 주류판매 허가증 등 비즈니스 인허가 관련 비용에 대해서는 계속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ABC7 뉴스는 15일 “LA,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식당 업주들이 각 지역 정부에 인허가 비용 반환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첨예한 상황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0일 인근 지역 E한인 식당에서는 골프를 치고 온 일부 한인들이 식사를 하며 음주 등을 하다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가운데 식당의 불빛은 단편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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