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해돋이
바닷가에 서썰물로 밀려가는
한해의 손님들에게 손을 흔드니
밀물로 다가오는 새해의 손님들
작년에도 그랬지
빈손으로 왔던 손님은 있어도
빈 몸으로 떠나는 손님은 없어
프리지아 향내나 썩은 생선 냄새나
떨어뜨리고 간 냄새는 얼마나 독한지
그 향기에 취해서
그 악취에 넘어져서
파고의 아찔함에 시선을 빼앗기어
잠깐 손님에게 자리를 내준 적이 있지만
큰 집을 지키는 주인
나는 언제나 바다
손님은 언제나 오고 가는 것
바다가 어찌 파도를 시비할까
신의 손짓으로 높이 비행하는 갈매기와
웃다가 우는 파도 소리 없는
바다의 찬연함을 어찌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러니
새해 오실 당신들은 누구신지
내 온 집을 내줄 터이니
손님으로 오시어 맘껏 놀다 가시게
두려움 없이 담대한 마음으로
나는 다만 안아줄 뿐
나는 다만 바라만 볼 뿐
밀물 썰물을 큰 치마폭에 담아 안고 넘실넘실 춤추다
붉게 물든 온몸
곽애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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