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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새로운 해결사가 되겠다”

2021년 뉴욕시장 선거 출마 아트 장 인터뷰
코로나19·인종 갈등에 신음하는 뉴욕시
기본 생활임금 보장, 유니버설 차일드케어 공약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 중인 아트 장씨. [줌 캡처]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 중인 아트 장씨. [줌 캡처]

예일대서 여성학 전공
사회적 평등 이해 높아
특목고 시험 폐지보다
공교육 질적 향샹 주력
정치 입문 위한 출마 아닌
불평등 해결 위해 나서


최근 뉴욕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화제가 되고 있는 한인 2세 아트 장(한국이름 장철희·57)씨가 지난해 12월 31일 뉴욕중앙일보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뉴욕시장 선거에 나서는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JP모건 체이스의 매니징 디렉터 출신이자 스타트업 창업자, 벤처투자자인 장씨는 “뉴욕시가 직면한 인종적 갈등을 해결하고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뉴욕시장 선거에 나섰다”며 선거 출마 이유를 밝혔다.

1963년, 아시안 인구 비율이 0.02%에 불과하는 ‘이민자 불모지’였던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4살 때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백인 중심 동네에서 ‘학군 내 유일한 아시안’으로서 자란 그는 “지난여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어린 시절 피부로 겪었던 인종차별로 생긴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소수계인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50~60년대부터 이어진 흑인 민권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인종·성별·계층 간 갈등 등 현재 뉴욕시가 앓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약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공복지서비스 확대 등을 내걸고 “뉴욕시의 새로운 해결사가 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장씨와의 문답.

-뉴욕시장 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는.

“2020년 뉴욕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인종 갈등에 신음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시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이 피해를 봤다. 두 손 놓고 지켜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단돈 400달러를 들고 동경하던 ‘기회의 장’ 뉴욕시에 온 지 35년이 흘렀다. 몇 번의 실패도 있었지만 뉴욕시가 날 일으켰다. 이 도시의 문화·예술·음식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를 이번엔 내가 돕고 싶다는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

-소속 정당이 없었다고 들었는데

“아니다. 나는 민주당원이다. 또 노동가족당을 오래 동안 지지해 왔다. 뉴욕시장 선거에는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부터 출마할 예정이다”

-유년시절, 이민자 불모지에서 어떻게 나고 자랐나.

“태어난 해인 1963년에도 애틀랜타에서는 짐 크로우 법(흑인 분리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다. 당시 출생증명서에는 부모의 인종을 명시해야 했는데, 옵션 중엔 ‘백인’ 또는 ‘니그로’ 밖에 없었다. 내 출생증명서는 백인이라는 글자에 두 줄이 그어지고 손 글씨로 ‘한국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한 여성 선생님이 당시 원내 유일한 아시안이었던 나를 가르치길 거부했던 때였다. 당시 그 선생님은 베트남전에 파병된 남동생이 나같이 생긴 베트콩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는 이유를 댔다. 또 매일 등하교 길에 백인 소년무리가 있으면 얻어 맞거나 시비걸리지 않기 위해 멀리 돌아가기도 했다. 정말 깊은 마음의 상처였다.

또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어머니를 매일 밤 걱정하며 지새웠다. 때문에 인종·성별·계층 간 평등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고, 결국 예일대에서 여성학(Women‘s Studies)을 전공한 두 번째 남성이 됐다. 인종차별, 가정폭력을 피부로 체감한 덕분에 사회적 평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다.”

-한인 이민자들은 아마 아트 장, 장철희라는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와의 관계는 어떤가.

“솔직히 말하면 뉴욕시의 한인 이민자, 1세대 커뮤니티와의 교류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적 아버지로부터의 가정폭력 경험이 계기가 돼 뉴욕시에서 가정폭력 방지에 앞장서고 있는 한인 비영리단체인 뉴욕가정상담소(KAFSC)를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한국말을 못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한인 이민자들과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한국계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직업에 임하는 한인 1세대들의 자세·태도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앞으로 한인 이민자 커뮤니티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싶다”

-한인 1세대들은 교육을 계층·신분 상승의 사다리로 생각하고 자녀들의 특목고·명문대 진학에 목을 매는 경향이 있다. 최근 수년간 이슈가 되고 있는 특목고 입학시험(SHSAT) 폐지에 대한 생각은.

“나는 모든 사람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아야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세간에 쌓여있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려면 일류 학교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내 아들 중 하나도 이번에 특목고인 브루클린테크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나 또한 예일대를 나와 명문대 혜택을 누리는 수혜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이런 일류 학교를 나온다고 해서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성실함,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관계유지 능력 등을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과 교육감이 꾸준히 제기해온 SHSAT 폐지의 주된 이유인 ‘단 한번’의 시험이 당락을 결정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하나 당장 폐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내가 시장에 당선된다면 공교육 시스템의 전체적인 질을 높여 기회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할 것이며 시험 폐지는 그 이후에 고려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선거공약은.

“내가 시장이 된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공공 복지서비스의 확대를 내걸고 싶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본 생활임금(real living wage)의 보장, 유니버설 차일드케어(무상 보육) 제공으로 모든 직장인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싶다. 또 저소득층 아파트 확대, 공공보건 확대, 환경보호, 예술·문화 산업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인 유권자들이 당신을 뽑아야하는 이유는.

“내 생각엔 나는 한인 이민자들이 자녀들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롤 모델이다.

내 이력서를 보면 JP모건, 스타트업 창업, 벤처기업투자뿐만 아니라 뉴욕시 선거재정위원회 위원, 뉴욕시 선관위 산하 유권자지원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온라인 선거 정보관리 프로그램인 ‘NYC Votes’를 개발, 뉴욕주·시정부의 각종 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해 오면서 도시를 위해 일하고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이런 독특한 커리어를 바탕으로한 능력으로 이웃 뉴욕시민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고 싶다.

나는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 뉴욕시에서 소수가 직면하는 불평등에 맞서고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거에 출마했다.”


심종민 기자 shim.jongmi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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