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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주재원 출신들, 한국 가서도 두각

연말 임원인사서 승진 소식

한국에서 LA로 파견된 지상사 출신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재계 곳곳에서 요직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A를 거친 인사 중 잘 풀리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CJ 아메리카의 인사팀장을 지낸 정훈구 상무대우는 지난 10일 CJ그룹 인사에서 2년 만에 CJ 제일제당 상무로 승진했다. CJ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인 서성엽 전무는 지난해 물류를 담당하는 SCM 부문 해외 DSC의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서 부사장 대우는 2017년 상무로 승진할 당시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대우, 이 상무대우의 남편인 정종환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과 나란히 승진하며 주목을 받았다.

5년 넘게 대한항공 미주지역 본부장을 역임한 이승범 전무는 지난해 말 고객서비스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귀국했다. 의미가 각별했던 이유는 조원태 회장이 치른 첫인사로 이 부사장을 포함해 부사장에 오른 3인 중 한명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또 코트라 LA 무역관의 정외영 관장은 지난 1월 일본지역본부장 겸 도쿄무역관장으로 영전했고,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임경천 LA지점장은 지난해 우리은행 본점의 글로벌 전략 부장으로 귀국했다. 여기에 2012년부터 3년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LA 지사를 책임졌던 이원기 지사장은 aT 화훼사업센터장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차바이오텍의 오상훈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삼성화재 미국법인장을 거치며 미국 현지에서의 사업 경험을 인정받아 2016년 계열사인 차헬스시스템 대표로 영입됐다. 이후 핵심 자회사인 할리우드 차병원의 매출 증대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오 대표는 지난해 차바이오텍의 등기이사로 등재됐고 곧이어 단독대표에 올랐다.

한국상사지사협의회(KITA)의 한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의 임원 승진 규모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LA를 거쳐 간 인사들은 중책을 맡고 귀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역사적으로 재계 활동의 주요 거점인 LA의 중요성이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세균 국무총리는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한 뒤 뉴욕과 LA에서 종합상사 주재원으로 일했고, 지난 3월 재선임된 우리금융지주의 손태승 회장도 2006년 LA 지점장과 본점의 글로벌 부문장을 거쳤다.

모든 주재원이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주재원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소속됐던 한국 본사의 해당 부서나 사업부문이 매각되면서 갈 곳을 잃은 경우도 있고, 미국 현지에서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강제’ 소환된 뒤 조용히 사라진 케이스도 없지 않다. 한 식품업체 법인장은 “일단 한국 본사에서 인정받는 엘리트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부임하지만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며 “금의환향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된 방법으로 치열하게 시장 공략을 해성과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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