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엄마의 사랑 막을수 없었다
할리우드 차병원에 나타난 피에로
알고보니 아들 위한 엄마의 공연
알렉스의 엄마 미아 벨라케스의 힘겨운 사투는 그날 그렇게 시작됐다. 알렉스는 권투선수를 꿈꾸는 아이였다. 머리 총상은 그의 지능을 어린아이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인지능력 뿐만 아니라 운동신경마저도 회복 불가능으로 만들었다. 3년의 세월이 흘러 22살이 되도록 그는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엄마는 아들을 향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할리우드 차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면회하며 보살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올해 3월 병원 측은 5개월간 면회를 금지했다. 아들을 볼 수 없었던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그러다 지난 8월 병원 측은 현관 유리를 사이에 두고 면회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아들을 만나지 못 했던 동안 엄마는 피에로 복장을 구입한 후 피에로 동작을 배웠다. 아들 알렉스를 창밖에서나마 즐겁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알렉스는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에 인지능력도 많이 상실했지만 엄마의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장난스러운 동작에 반응했다. 엄마는 아들 눈동자의 미세한 변화도 감지한다. 그리고 반응에 따라 피에로 동작을 더 과장되게 연기한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알렉스의 얼굴에 미소가 스치기라도 하면 엄마는 세상을 다가진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다니던 직장에서도 해고된 엄마는 주변 친척과 친구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그래도 아들을 만날 시간이 더 많아졌다며 위로를 삼는다.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축복을 받았어요. 아들 알렉스가 살아 있잖아요. 그 자체가 축복이고 감사입니다. 우리 모두 잘 극복하고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이번 주 23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엄마는 다시 알렉스를 찾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간절하고도 아름다운 피에로 몸짓에 아들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담는다.
김상진 기자 kim.sang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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