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수제맥주 '도깨비어' 주류사회 돌풍
브루바운드 대회서 준결승 진출
버클리 출신 이영원씨 2월 창업
도깨비처럼 재료·시스템 독특해
도깨비어는 지난 2월 설립된 신생 수제맥주회사다. 오픈한지 1년이 채 안 됐다. 이 대표는 버클리에서 공부한 뒤 한국 수제 맥주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1년여간의 준비 끝에 올 초 맥주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름은 한국말 그대로 ‘도깨비어(Dokkaebier)’. 맥주캔 중앙에도 한글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이영원 대표는 “와이프가 이름을 지어줬는데 한국적인 콘셉트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과 맞아 떨어졌다”며 “한국 설화에 나오는 도깨비를 보니 매력적이었다. 도깨비의 특성이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한다. 무엇보다 술도 즐겨 마신다. 또 변화무쌍한 것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회사의 방향과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도깨비어는 설립한 지 10개월 만에 13개의 다양한 맥주를 선보였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재료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고춧가루부터 오미자, 양강, 자두, 레몬그라스, 대나무 잎을 사용한 맥주도 있다. 동양적인 재료로 미국시장에서 차별화된 맛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주류 시장에는 차별화된 맛으로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안에게는 친근한 맛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험 정신이 좀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실패도 있다. 사실 굴 소스로 만든 맥주도 있다. 솔직히 맛이 없다.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웃었다.
그는 새로운 시도와 상품개발을 위해 독특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우선 새롭게 탄생한 맥주는 흰색 라벨이 입혀진다. 따로 디자인도 이름도 없다. 대신 번호가 매겨진다.
처음에는 1, 2, 3, 4… 번호를 단 맥주가 나오고 반응이 좋으면 이름과 디자인을 새롭게 해 정식으로 론칭한다. 그렇게 지난주에 나온 맥주가 13번이다.
그는 “3번을 달고 나왔다가 인기를 얻어 출시된 맥주가 대나무 맥주다. 주류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생산공장은 따로 없다. OEM 생산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곳은 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주류마켓과 한인마켓 등이다. 남가주에는 어바인에 있는 식당 육대장에서 맛볼 수 있다.
이 대표는 “LA에서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도깨비어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도깨비어 홈페이지(enjoydkb.com)에서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루바운드는 매년 오프라인에서 대회를 열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준결승 전에는 12개 맥주와 경합을 벌이게 되며 선정된 6개 맥주는 10일 열리는 결승전에 올라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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