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 감독’의 ‘꼴통 치킨’ 스포트라이트 받다
정길채씨 영화·사업 스토리
먹거리매체 이터 LA서 조명
화제의 주인공은 ‘꼴통 감독’으로 알려진 정길채씨로 웨스턴과 4가 코너에서 '꼴통 치킨'을 운영하고 있다.
먹거리 전문매체인 이터LA는 지난 17일 ‘컬트 클래식 영화감독이 어떻게 코리아타운에 가장 기발한 프라이드 치킨점을 열었나’란 제목으로 정 씨의 스토리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터LA는 사장이자 요리사, 종업원 등 3인 1역을 맡은 정씨가 손님맞이부터 치킨 조리, 포장까지 혼자서 담당하고 있는 아담한 업소지만 차별화된 치킨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로는 디렉터 컷 치킨, 간장 마늘 치킨, 칠리 치킨, 클래식 크런치 프라이드치킨 등으로 부드러운 고기가 파인애플, 아보카도, 복숭아, 치즈, 페퍼 등이 혼합된 정 씨만의 독창적 소스와 어우러져 꼴통 치킨만의 맛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업소에서 만난 정 씨는 “주문이 밀려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쁘다. 손님들 대부분이 타인종들로 그제는 오후 5시 반에, 어제는 오후 7시에 준비한 치킨이 모두 동났다”고 밝혔다.
업소 곳곳에는 정씨가 감독한 영화 작품들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정 씨는 1980년대 초 LA에서 가라오케 사업으로 성공해 모은 자금으로 한국에서 비설(1991), A+라이프(2000), 헤라 퍼플(2001) 등 3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 감독했다.
남궁원, 김자옥, 김해효, 차광수, 이민우, 황수정, 이보희, 신혜수, 이세창, 김청 등 당대 유명 톱스타들을 캐스팅했음에도 작품성을 고집해 흥행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꼴통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LA에서 개봉한 헤라 퍼플은 LA타임스, LA위클리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정 씨는 3차례 사기를 당해 빚만 지고 타운서 택시기사, 노숙 생활까지 하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TV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프라이드치킨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정 씨는 2011년 5월 한국 여의도에서 ‘꼴통 감독 치킨 & 호프’를 개업해 ‘꼴통 치킨’으로 대박을 터트린 후 지난 2017년 한인타운에서 꼴통 치킨을 개장해 지난해 확장 이전했다.
분주함에도 혼자 일하는 이유에 대해 정 씨는 “최고의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 나만의 독창적인 치킨을 언제나 같은 맛으로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포장 용기에 담긴 치킨 모습까지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딸 결혼식 날을 제외하고 계속 일했다는 정 씨는 "모두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최우선이지 않겠는가. 소망이라면 언젠가 영화를 다시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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