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서 형제의 역경 다룬 로드 무비
정글랜드(Jungleland)
이들에게 복싱은 스포츠가 아니라 매 경기가 자신들의 삶과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다. 형제가 겪는 밑바닥 인생은 서로에게 기대와 원망으로 교차한다. 동생은 내키지 않는 맨주먹 싸움을 해야 하고 동생이 링에서 얻어맞는 모습을 지켜보는 형의 마음 또한 결코 편하지 않다. 그러나 역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보여주는 형제간의 진실한 사랑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영국 배우 찰리 허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문제의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의 ‘그 남자’로 출연이 확정되었다가 인지도만 높이고 결국 출연이 무산되었던 허냄은 알고 보면 진지함이 엿보이는 배우이다. 유년기의 난독증으로 왕따를 경험한 아픔이 그의 배우 생활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드라마 ‘선스오브아나키(Sons of Anarchy)’에 주인공 잭스탤러 역으로 출연할 때만 해도 MCU나 블록버스터 히트 시리즈의 주인공 하나는 떼놓은 당상인 듯 보였다. 그러나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가 연기한 배역 중 평범한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체로 지독하게 꼬인 성격의 캐릭터들이다.
영화의 제목 ‘정글랜드’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히트곡 중 하나이다. ‘Born to Run’ 앨범에 수록된 클로징 송인데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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