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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단풍 든 산'외

단풍 든 산

단풍이 절정이다. 지난 주말 전국 유명 산에는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 하나.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와 “단풍이 곱게 들었다” 어느 것이 나은 표현일까? 아마도 앞쪽을 선택한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단풍이 들었다’고 하는 것보다 ‘단풍이 물들었다’고 하는 것이 더욱 구체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풍이 곱게 들었다”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다.

이는 ‘단풍’의 의미 때문이다. ‘단풍(丹楓)’은 기후 변화로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을 뜻한다. 즉 잎이 붉은 색깔로 물든 것이 ‘단풍’이다. 따라서 ‘단풍’은 ‘물들다’보다 ‘들다’와 결합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단풍이 한창 들었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등처럼 표현하는 것이 좋다. 굳이 ‘물들었다’를 사용하고 싶으면 “잎이 곱게 물들었다”고 하면 된다.

낙엽이 진다



지금은 단풍이 한창이지만 곧 있으면 단풍 든 잎이 떨어지게 된다. 가을이 끝나가면서 산을 붉게 장식했던 단풍들이 곧 사라지게 된다.

이럴 땐 “낙엽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낙엽이 진다”고 해야 할까? 정답은 ‘진다’이다.

‘낙엽(落葉)’은 한자어로 나뭇잎이 떨어짐 또는 떨어진 나뭇잎을 뜻한다. 단어 자체에 ‘떨어지다(落)’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낙엽이 떨어진다’고 하면 앞뒤로 의미가 중복된다. 따라서 “낙엽이 진다”고 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표현이다.

이처럼 단어도 사람과 같이 저마다 타고난 속성이 있어 서로 잘 어울리는 짝이 있다. 앞말의 특성 때문에 뒷말의 선택에 제약이 온다고 해서 이런 것을 ‘의미상 선택 제약’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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