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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정치는 정치, 투자전략 될 수 없다

대선 결과와 주가
경제 펀더멘틀이 가장 중요
단기적인 변동성에 그치고
대통령 성향도 큰 영향 없어

대선 결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많은 논의와 전망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보면 정치는 정치일 뿐 투자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지난 대선 때도 트럼프 당선과 함께 선거 당일 밤 선물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이후 S&P 500은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이미 경기활황 주기가 충분히 오래 지속한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이후 4년 동안 이처럼 양호한 수익률을 추가 지속한 것은 사실 놀라운 것이다. 정책 방향이 전혀 달랐던 오바마 행정부 아래에서도 S&P 500은 약 13% 정도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분석과 전망에서 이 부분을 간과하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정치는 투자전략이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투자전략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선거는 투자자들이 우려하거나 기대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증시는 S&P 500을 기준으로 지난 57년 이후 연평균 10.2%가 올랐다. 이런 수익률은 원금을 7년마다 두 배로 자라게 하는 수익률이다. 이 기간 공화당 행정부는 총 일곱 차례, 민주당 행정부는 다섯 차례 집권한 바 있다. 누가 집권했는가와 상관없이 시장은 자기의 길을 걸어온 셈이다.

지난 대선은 세 개 주 8만명에 의해 결정됐다. 3억2800만명 인구에 1억3000만명의 유권자가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8만명에 의해 결정됐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도 불과 51.06%의 득표율로 가능했다. 이번 대선도 큰 차이가 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불만스러운 계층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대통령이 큰 지지를 받는 것이 증시 랠리에 필요한 요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적으로는 사실 반대였다. 대통령 지지율이 35~50% 사이일 때 시장의 성적은 오히려 가장 좋았다. 결국 증시는 정당이나 대통령 지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움직였다는 의미다.

▶정당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증시는 정부의 힘이 양대 정당 사이 나누어져 있을 때 성적이 좋았다. 정당에 따른 시장의 수익률을 봤을 때 가장 좋았던 시기는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을 차지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던 경우다. 이런 환경에서 S&P 500의 연 평균 수익률은 13.6%였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조합이 있었던 시기는 지난 33년 이래 88년 동안 4년에 불과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한 경우에도 시장이 선전한 사례가 최근에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첫해 S&P 500은 44%가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해에도 26%가 오른 바 있다. 정당과 시장의 성적 사이의 이런 ‘랜덤’한 관계는 결국 양자 사이 특별한 관계가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경기의 순환주기와 연준의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적 요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시나리오도 아니다= 선거 결과에 따른 특정 시장 전망은 정확하지 못할 때가 많다. 소위 전문가들이 선거 결과에 따라 어떤 자산 유형 혹은 산업 분야가 유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당선될 2008년 당시 민주당이 승리하면 석유산업에 불리할 것으로 공공연히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첫 임기 중 석유산업은 약진했다. 석유 추출 기술의 진전으로 원유 생산이 4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석유 인프라 지수는 93%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도 역시 세법과 각종 규제에 대한 완화 정책 기조를 근거로 금리 상승과 금융산업의 약진이 예상된 바 있지만, 금융 분야는 이 기간 가장 성적이 부진한 분야 중 하나였다.

▶경제가 우선이다= 여러 다른 행정부 아래에서 시장이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전반적인 경제환경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레이건, 클린턴, 오바마 행정부는 모두 경기순환의 저점에서 시작했다. 아직 불황을 지나고 있거나 이제 막 불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시기 집권했다는 뜻이다. 증시 역시 상대적인 저점을 형성하고 있던 시기이고, 여기에 연준이 능동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펼쳐준 시기였다.

현재의 경제 환경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이들 이전 행정부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주식은 특별히 싸다고 할 수 없지만, 경기순환 주기나 연준의 통화정책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물론, 코비드 환경과 맞물린 경기회복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 어찌 됐든 시장은 어떤 정당이 정부를 장악하는가보다 경기 펀더멘틀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거 결과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투자전략을 세우기보다 경제 펀더멘틀과 각자의 투자목적, 리스크 성향을 반영한 장기적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kenchoe@allmerits.com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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