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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의식의 흐름을 여행하다

플레이스오브 노 워드
(The Place of No Words)

아빠와 아들이 떠나는 꿈의 여행. 마크 웨버 감독의 리얼리티 드라마 연작물로 아들이 겪게 될 고통스러운 삶을 걱정하는 아빠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Gravitas Ventures]

아빠와 아들이 떠나는 꿈의 여행. 마크 웨버 감독의 리얼리티 드라마 연작물로 아들이 겪게 될 고통스러운 삶을 걱정하는 아빠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Gravitas Ventures]

판타지는 모든 예술의 근원이다. 그중 판타지가 차지하는 영역이 특별히 넓고 깊은 분야가 영화다. 판타지는 우리 의식 속에 자리한 막연한 의미의 ‘환상’ 그 이상의 것으로 작용한다. 영화에서의 판타지는 관객에게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리얼리티’이기 때문이다.

마크 웨버는 유달리 ‘리얼리티 드라마’라는 장르에 몰입해 있는 감독이다. 그는 자신의 실제 삶을 영화에 대입하고 그리고 개입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그의 가족들이다. 그리고 그 자신의 이야기들이다. 그의 아내, 그의 자녀들과 나누는 대화, 신체 접촉, 웃음, 사랑, 고통과 같은 요소들이 ‘연기 아닌 연기’를 통해 스크린에 옮겨진다.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그의 아내와 아들이 영화 속의 아내와 아들로 출연한다. 이번엔 3살짜리 아들 보디(Bodh)가 주인공이다.

보디가 아빠에게 던지는 질문, “아빠, 우리가 죽으면 어디로 가? ”라는 대사로 시작되는 영화는 현실과 환상을 끊임없이 오가며 리얼리티 속에 숨어있는 가장 거대한 판타지 ‘죽음’에 대한 리얼리티 드라마이다.



아빠와 아들은 꿈의 여행을 떠난다,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세상인 현실과 환상, 그 사이에는 고통이라는 통과의례가 존재한다. 아빠가 아들을 보호하려는 부모의 본능적 사랑과는 무관하게, 앞으로 아들의 삶에 다가올 수많은 고통들에 대하여 걱정한다.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길에 우리는 사랑을 찾고, 그들과 함께 웃으며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통과해 가야 한다. 그 모험의 여정이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될지라도.

따듯하고 아름다운 잔영들이 오랫동안마음속에 울림으로 느껴지는 영화. 2019년 트라이베카 영화제 출품작.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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