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기념비’ 기부 잇따라
배기호씨 1만 달러 ‘쾌척’
풀러턴·코로나서도 답지
미 육군 40사단장 500달러
애너하임에 50년째 거주하며 배 약국, 파이오니어 약국을 운영하는 배기호(77) 대표는 지난 31일 기념비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 회장 노명수)에 1만 달러의 기금을 전달했다.
배 대표의 거금 쾌척 계기는 지난달 8월 14일 풀러턴 힐크레스트 공원에서 열린 기념비 착공식 참석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노명수 건립위 회장의 초대로 착공식을 지켜본 배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노 회장에게 “이렇게 좋은 일에 꼭 도움이 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고 지난 31일 이를 실천했다.
이날 부에나파크의 ‘카페 플레인’에서 건립위 관계자들과 만난 배 대표는 1만 달러를 내놓았다. 건립위는 “앞으로도 기념비 건립을 돕겠다”는 배 대표를 9번째 건립위원으로 영입했다.
노명수 건립위 회장은 “OC한인회 부회장과 부이사장, OC한미시민권자협회장, 성균관대 미주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배 대표가 기금 모금을 포함한 건립위 활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대구에서 초등학교 2~5학년 시절 한국전쟁을 겪었다. 정신질환에 걸려 거리를 헤매는 미군 병사를 본 기억, 성탄절에 대구 달성공원에서 미군이 나눠주던 오렌지를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술회했다.
또 “미 육군 40사단이 대구에 학교를 지어준 것도 기억하는데 착공식에 로라 예거 현 40사단장이 왔더라. 옛 감회에 젖다보니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전사한 아들의 유골함을 받아들고 하염없이 눈물 흘렸을 미군 부모의 심정이 떠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김해에서 삼일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된 후, 일제의 고문 후유증으로 별세한 독립유공자 배동석(1891~1924) 열사의 친손자다.
착공식을 계기로 기부한 이는 또 있다. 노 회장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용사인 90대 제임스 유씨(코로나)는 최근 1000달러를 보내왔다. 풀러턴 주민 구세환씨도 1200달러를 기부했다.
예거 40사단장도 건립위 고펀드미 계정으로 500달러를 보냈다.
노 회장은 “착공식 후 답지한 기부금 총액이 약 2만5000달러”라고 밝혔다.
건립위는 내년 6월 25일 이전 풀러턴 힐크레스트 공원에 한국전에서 희생한 미군 전사자 3만6492명의 이름을 새긴 기념비를 건립할 예정이다.
기념비 관련 기부는 건립위 고펀드미 계정(gofundme.com/f/orange-county-korean-war-memorial-monument)으로 할 수 있다. 전화 문의는 노명수 회장(714-514-6363)에게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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