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름 한 복판/코비드
구름은 왜 하늘을 막아 서 있는가할 말 안 할 말 섞어 하는 새들아
하늘은 귀가 없다 조용해라
가린 입 말없이
배 속이나 들여다보자
코 가리고 숨 쉬어야 한다
밥도 조금만 먹어 숨이 차
먹어도 배 고픈 여름 한 복판
손빨래나 해 널자
햇빛이 아직은 쨍하다
찐 양배추처럼 물컹해지기 전에
가을이 오면
쓰레기 통 큰 놈을 하나 가져다
냉장고 비우고
마음도 털어낼 거라고 서원하면
가을이 빨리 올라나
일없이 집을 나와 산비탈에 섰다
하산 하려다가
마음을 바꾸어 정상을 향해 간다
현은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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