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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닫고 식물 키우면 더위 이기는 데 효과

가주 2006년 폭염 이후 최악의 폭염
햇빛 들어오면 실내 온도도 상승시켜

가전기기 사용 열 발생해 낮엔 피해야
지붕 코팅·에어컨 교체·발전기 준비도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더해지며 남가주 일대는 무더위를 겪고 있다. 데스밸리의 최고 온도는 지난 16일 130도까지 오르며 10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가주 전체를 덮친 무더위는 2006년 여름 폭염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쾌적하고 편안해야 할 집도 무더위의 위세에 눌려 찜통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데 기온이 오르며 가족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당장 에어컨을 안 켤 수 없고, 무작정 켜자니 전기료가 걱정이고, 다른 대안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익숙한 집안의 각종 기기와 생활 습관만 조금 바꿔도 보다 시원하게 무더위를 이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집안을 시원하고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공개한다.

▶창문과 커튼

햇빛이 비치는 곳은 온도도 당연히 함께 오르기 때문에 집안 실내를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유지하려면 태양 빛을 가려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창문이나 문에 설치된 커튼이나 셰이드나 셔터를 낮 동안 닫아두는 것이다. 발코니나 현관 바깥의 외부 블라인드나 차양 등을 최대한 펼쳐 햇빛이 유리창에 닫는 부분을 최소화하면 그만큼 실내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간과하기 쉬운 것은 창문을 닫으라는 것이다. 외부 온도가 높을 때 창문을 열어두면 뜨거운 외부 열기만 실내로 유입될 뿐이다. 창문을 닫고 냉방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 창문은 해가 지고 외부 기온이 낮아졌을 때 열어야 환기를 통해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창문에 햇빛을 반사하는 필름을 붙일 수도 있다. 비용 부담은 크지 않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열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앞서 언급한 커튼, 셰이드, 셔터 등과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실링 팬

천장에 설치된 실링 팬은 계절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데워진 공기는 밀폐된 공간에서 위로 올라가는 대류현상 때문에 외부가 추울 때는 천장 위에 채워진 더운 공기를 아래로 보내도록 팬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고, 외부가 더울 때는 그 반대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면 집 안 전체의 각 방 안에 식혀진 공기를 고르게 배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링 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거나 ‘리버스’ 모션으로 스위치를 돌리면 된다. 모든 실링 팬이 같은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손보기 전에 세팅 규칙을 잘 살펴야 하고 효과를 살펴보면서 반대로도 시도해 봐야 한다.

추가로 실링 팬이 없는 실내의 온도를 점검해서 새로 설치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실링 팬은 자칫 움직임을 멈춰 낮 동안 뜨겁게 데워질 수 있는 일부 공간의 갇힌 공기를 순환시켜 냉기를 고르게 나누는 역할을 해준다.

▶고효율 에어컨

비용이 필요하긴 하지만 냉방이 잘 안 된다면 에어컨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보통 에어컨은 15~20년 정도 지나면 새로운 모델보다 냉방 효과가 좋지 않거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에어컨을 고를 때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것을 선택하면 전기료도 아끼고,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비용 부담은 주 정부나 로컬 정부 등이 시행 중인 고효율 에너지, 저탄소 배출 에어컨 사용에 따른 택스 크레딧 제도 등을 이용하면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

제대로 투자만 한다면 살아가면서 전기료도 아끼고, 전보다 더 시원하게 지낼 수 있으며, 집을 팔 때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에어컨을 교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하면 전문가를 불러 측정해보고 결정해도 된다.

▶식물 키우기

여름철 정원 가꾸기 프로젝트는 자연적으로 집 안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늘을 드리울 수 있는 나무나 뜨거운 해가 닿는 벽면을 감싸는 넝쿨이 추천된다. 처음에 심었을 때는 큰 효과가 없는 것 같지만 이후 자라면서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면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진입로 근처에 식물을 심어도 작렬하는 태양을 막아 지면이 끓어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창문턱에 올려두는 키 작은 식물들도 보기엔 보잘것없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을 자연스럽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가전 이용

많은 가전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용 시 발열하고 자연스레 실내 온도를 높인다. 오븐, 마이크로웨이브, 전기밥솥, 세탁기와 건조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실제 가동해 보면 주변 온도가 곧장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무더운 여름에는 이들 가전을 쓰는 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가급적 외부 온도가 낮아진 뒤에 요리하고, 한창 더울 때는 주방 가전이 필요 없는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먹는 것이 낫다. 빨래도 마찬가지다. 지하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경우는 더욱 발생한 열이 위로 올라와 실내를 덥게 만들 수 있다. 당연히 빨래와 건조는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

▶비상 전력

오르는 기온만큼 전기 소비도 늘면서 전력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장시간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르는 온도를 부채로 낮춰야 함은 물론, 냉장고 속의 식품은 자칫 상할 우려도 있다.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면 예비 발전기를 집 안 전체에 연결해 두거나 개스로 작동하는 휴대용 발전기를 두고 최소한 1~2개의 가전은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예비 발전기는 가격도 비싸고 미리 설치해 두려면 별도의 인허가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설치만 해 둔다면 외부 전력 사정과 관계없이 언제라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비 발전기는 용량에 따라 당장 급한 냉장고와 선풍기 정도를 가동할 수 있다. 집의 위치에 따라 여름철 기온이 높게 올라가는 곳이라면 그래서 정전 위험이 크다면 최소한 예비 발전기 정도는 갖춰두는 편이 마음이 놓일 것이다.

▶지붕 코팅

지붕 코팅은 창문 필름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지붕을 통해 유입되는 열기를 막아주는 역할로 창문 필름과 다른 점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사전 준비와 예산 마련, 전문가 섭외 등이 필요한 작업으로 계획을 세우고 스케줄을 잡아 진행해야 한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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