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땐 전당포' 코로나엔 안 통했다
최대 체인 2분기 순익 18% 감소
실업수당·현금지원 등 혜택 많아
바이러스 반사이익 거의 없어
한인업소 찾는 "손님 별로 없어"
미국과 남미에 모두 2700여개 매장을 둔 전당포 업계의 대표 주자인 ‘퍼스트캐쉬’는 최근 올 2분기 순익이 18% 감소했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월가에서 사태 초기 코로나 시대 우량주로 꼽았던 종목이지만 지난 분기 대출 수수료 수입만 26% 감소하며 주가는 올 초 대비 25% 이상 하락했다.
투자 운용사 ‘웨드부쉬’의 헨리 코치 애널리스트는 “실물경제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절벽으로 떨어진 모양새였다”며 “경기가 식어가면 보석부터 공구까지 전당포에 차례로 맡기지만 이번에는 누구도 어떤 것도 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팬데믹 이후 기존 대출을 갚고, 맡겼던 담보물을 챙겨가는 사례도 늘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전당포 연합인 NAP(National Pawnbrokers Association)에 따르면 중고품으로서 TV, 게임기, 컴퓨터, 스테레오 등 가전제품을 사가는 고객도 증가했다. NAP는 “전국 1만여개 회원사의 대출액이 팬데믹 이전 대비 평균 40~5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난달 말까지 추가 실업수당이 주당 600달러씩 지급됐고, 성인 1인당 1200달러의 현금이 지급됐으며, 퇴거 금지 명령까지 발효되는 등 전당포 시장의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적잖은 유동성도 공급됐다. 코치 애널리스트는 “자택대피로 불편하긴 했지만 당장 200~300달러가 급해 전당포의 문을 두드릴 일은 많지 않았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업소도 예외가 아니다. 한 전당포 관계자는 “장사가 안되고, 손님도 없어서 매장문을 늦게 열고, 일찍 닫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업소 대표는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까 사람들이 돈 쓸 일도 없는 것 같다”며 “요즘은 담보물을 맡기는 사람보다 오히려 되찾아가는 손님들이 더 늘었다”고 알려줬다.
글렌데일의 한 전당포는 새로운 상품을 내놨지만, 반응이 시원찮다는 입장이다. 통상 첫 2주일간 월 10% 이자를 받고, 이후에는 15%를 적용하지만, 요즘은 첫 30일간 이자를 유예하고 이후 15%를 적용하는 것. 이곳 매니저는 “코로나 이후 유행하는 이자 납부 유예 방식을 적용해 봤지만 실제로 찾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당포의 몰락 가능성까지 제기되지만 퍼스트캐쉬의 릭 웨셀 CEO는 “고착상태인 추가 경기부양책 마련과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경제 락다운의 영향이 향후 경기를 가름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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