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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중국산 민감한데 ‘태극기’는 왜?

누렇고 실밥 터진 중국산(Made in China) 태극기가 나돈다.

지난 15일은 광복 75주년이었다. 팬데믹 기간임을 차치하더라도 태극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설 자리를 잃었다. 그동안 매년 한국 관련 기념일마다 LA에서 휘날렸던 태극기는 정작 중국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중국산이 유통되는 이유는 단지 태극기를 찾는 이가 적고, 한국산은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산이 대수냐는 주장도 있다. 미국서 태극기를 구할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되레 질문하는 이를 까다롭게 여긴다.

국기의 원산지와 ‘애국심’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 역시 지난 2014년 국방부 내에서 사용하는 모든 미국 국기(성조기) 생산 시 100% 국산품을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천 하나 잉크 한 방울까지도 규제한 셈이다. 이듬해에는 모든 미군기지서 ‘중국산’ 등 외국산 성조기 게양을 금지했다.

태극기는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 단순히 기념행사에 흔드는 정도의 도구가 아니다. 한국 국기법에는 태극기 제작은 국기에 대한 인식 제고와 존엄성 수호를 통한 애국 정신 고양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에서 찍어내는 태극기에 이런 정신이 배어있을 리 만무하다.

한인들은 의식주와 관련한 제품에 대해 유독 원산지에 까다롭게 따진다. 다만, 그런 잣대가 대한민국의 정신을 상징하는 국기에만큼은 유달리 관대하다면 이는 한 번쯤 자성해볼 문제다.

태극기를 두고 ‘중국산’을 따지는 것은 까탈스러운 게 아니다. 오히려 태극기의 위상이 전락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해야 한다.

한인타운을 샅샅이 뒤졌다. 그렇게 간신히 구한 태극기마저 중국산인 건 낯 뜨거운 일이다. 태극기에 ‘Made in China’가 선명히 찍혀있다. ‘왜’라고 묻는 다음 세대에게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나.


장수아 사회부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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