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이 오는 풍경
먼 길 찾아 봄 마중 나온꽃망울의 웃음 소리
시간이 빚어낸 빛깔 속에
계절이 머물다 간 호흡
수다스럽게 재잘거리는
새싹들 머리 위에도
꽃을 피우려고 몸살이 난
살구나무 가지 위에도
봄은 내밀한 거래를 하고 있었나 보다
잔설이 있는 강물 위에서
봄은 여전히 일하고 있었다
돌 돌 돌 흐르는 여울목 사이로
소풍 나온 겨울 햇살
냇가에 짐을 풀고
고집불통 얼음을 달래며
겨울이 살며시 빠져나가고
더 놀겠다고 때를 쓰는 햇살이
어느새 성급한 봄을 등에 업고
사뿐사뿐 걸어오고 있다
박영실 / 시인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