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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달력의 숫자에 갓을 씌운다

바람을 밟고

눈을 뜬 씨앗의 언덕에 사월의 소나기 꽂혀

꽃님의 눈물 떨어지고

가시넝쿨 감아올리는 그 뒷장에

양산 접힌 유모차가 서 있다



그림자 없이 들어오는 얼굴을

차갑게 만지는 슬픔은 유월까지 따라오고

바람을 안고 굵어진 나무는 구름을 밀어내다가

한장을 더 넘기기 위해 아픔을 뒤져보는 일



뜨거운 볕을 후후 불다가

여름이 깎이면

오후엔

시를 쓸 수 있을까



벽두부터 갓을 쓴 숫자는 칸칸이 밀려나고

칠월도 묵히고 갈 것인가에 대해

발치한 이빨이 욱신거리는 한낮

초침으로 박음질하는 고통이

숲을 밟다가 그늘을 잡아당기다가

그를 깨우고 나를 깨우니 적막도 소요스럽다



소리로 만나 손을 모우는 밀레와

언제 편한 식사를 하고

반짝이는 해의 분말을 뿌리고 싶은

칠월의 숫자에게 깨알 같은 약속을 다시 한다

동그라미의 갓을 내 머리 위에 씌운다


손정아 / 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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