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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타는 내 가게 TV로 봐야했다”

조지 플로이드 현장을 가다 (2)
한인 업주 “4·29가 나에게”
6곳 전소…총 10개업체 피해

박경식씨가 운영하는 옷가게(투뉴욕)와 몰 전체가 불에 탄 폐허로 변했다. 아래 사진은 업소 내부 모습.

박경식씨가 운영하는 옷가게(투뉴욕)와 몰 전체가 불에 탄 폐허로 변했다. 아래 사진은 업소 내부 모습.

미니애폴리스는 아수라장이었다.

당시 시위대는 경찰서 주변 지역까지 초토화시켰다. 곳곳엔 욕설이 담긴 낙서, 반감의 벽화가 가득하다. 길을 건넜다. 남김없이 다 타버린 ‘미네하하(minnehaha) 주류판매점’을 한참 바라봤다. 파괴의 잔재는 섬뜩하다. 분노에 의한 게 아니다. 광기가 헤집은 흔적임이 분명하다.

혼란의 현장에서 한인 업주들도 피해자가 됐다. 박경식 씨는 유니버시티 애비뉴에서 12년간 옷가게(투뉴욕)를 운영해왔다. 가게는 하루 아침에 폐허로 변했다.

박 씨는 “5월28일 오후 8시가 넘었을 때다. 수십 명이 문을 부수고 가게를 털어가더라. 얼마 후 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가게가 입점한 몰이 불에 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담했다. 과거 LA폭동 당시 장면을 TV로 봤었는데 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플로이드 관련 시위로 피해를 입은 한인 업소는 미네소타한인회(회장 황효숙)가 확인한 곳만 10개 업체다. 그중 6곳은 전소됐다. 미네소타 한인 사회는 십시일반 성금(2만4088달러)까지 모았다.

45년째 미네소타에 사는 한현숙(83)씨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반대한다. 한인으로서, 소수계로서 그들과 뜻을 같이한다”며 “하지만, 과격 시위나 그런 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일에는 마음을 같이하지 않는다. 폭력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뿐”이라고 말했다.

통제되지 않는 분노는 명분을 잃는다. 진정성마저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과격 시위는 잦아들었다. 다만, 이면의 그늘은 그대로다.


미니애폴리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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