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파도
함께 껴안고 두둥실 놀았던 젊음이자국만 남기고
모래톱으로 발을 내디디니
파도는 젊은 체취를 못잊어
따라오다 돌아가고
그래도 다시 한번 달려오다
물러서고
다시 안달하여 달려오다
멈추고
또다시 숨가쁘게 거품을 물고 달려오다
돌아서고
마침내 미쳐서 소리소리 지르고
달려오다가
하다 못해 지쳐서 주저 앉아
모래 위로 손 내밀다 말고
젊음은 세파와 절교하고
희끗한 머리카락 날리며
천연히 거닐고
기우는 해가 빙긋이 웃는다
구본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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