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잡히면 저항하고 달아나는 게 정상인가"
원용석의 아하! 미국정치 ∥ <3> 스타 흑인 논객 래리 엘더 인터뷰
가정 붕괴 흑인사회 발목
흑인간 살인 범죄 더 심각
트럼프 흑인 지지율 15~20%
언론·코로나로 재선 쉽지 않아
-애틀랜타에서 비무장 흑인이 또 총격 사망했는데.
"영상을 봤다. 수사가 진행중이라 조심스럽지만 문제는 그 청년(레이샤드 브룩스)이 경찰에게 저항할 때 나왔다. 부모로부터 경찰에게 잡히면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전적으로 협조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강하게 저항하고, 틈이 보이면 달아나라는 조언은 없었다.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 말에 순순히 응했다면 지금 살아있었을 것이다. 그 경찰이 올바른 행동을 했다는 게 아니다. 경찰이 뭔가 잘못했다면 나중에 시청이나 경찰국에 그를 보고하면 된다. 최소한 목숨은 붙어있지 않나. 그는 저항했을 뿐 아니라 경찰의 테이저건까지 빼앗고 달아났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경찰을 향해 테이저건을 쐈다. 그러다 총격을 당했다. 경관이 바로 해고됐지만 공정치 않은 처사라고 본다. 또 시위자들은 왜 웬디스 매장을 불태우는가?"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어떻게 보는가.
"미니애폴리스 시의회 부의장이 흑인 여성이다. 그는 진보 민주당원이다. 그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하원의원은 의회에서 가장 극좌성향인 일한 오마르다. 현장에 있던 경관 4명이 다 해고됐다. 그중 경찰로 일하기 시작한지 2, 3일 밖에 안 된 경관도 있었다. 그가 어떻게 한참 고참인 경관을 말릴 수 있었겠나. 시위가 크게 일어난 LA를 보자. 1992년부터 2000년까지 LA경찰국장이 모두 흑인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흑인을 시스템적으로 탄압한다? 흑인 소년이 커서 살해될 확률이 전국 평균치 보다 8배 높다. 미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 중 절반이 흑인이 저지른 것이다. 우리(흑인) 인구는 13%에 불과하다. 시카고를 보라. 살인범죄 70%가 흑인이 흑인을 상대로 저지른 것이다. 이런 대도시의 시장들을 보라. 다 민주당원이다. 대통령을 탓할 게 아니다.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각오해야 할 게 있다. 그들이 기대하는 평결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플로이드를 살해한) 데릭 쇼빈 경관이 그날 아침 기상한 뒤 '오늘 사람 하나 죽여야겠는걸'이라고 작정하고 플로이드에게 그렇게 했을까? 플로이드는 마약 복용 상태였고 건강이 안 좋았다. 생각만큼 간단한 사건이 아니다. 1년에 경찰의 민간인 접촉이 3억5000만회 정도다. 이중 연 1100만 명이 체포된다. 경찰을 상대로 한 폭행은 5만여 건이다. 무장 용의자 1000명이 경관에게 살해당한다. 비무장 살해 사건은 극소수다."
-이런 사태가 또 터지면 또 과격시위가 나올 게 우려된다.
"캘리포니아주 리알토의 예를 보자. 10만여 명이 거주하는 도시다. 얼마 전 경관들의 보디캠 착용을 의무화 했다. 이후 경찰에 대한 항의민원이 90% 감소했다. 경관의 무력사용도 50% 떨어졌다. 경관들은 훈련 받은대로 행동했다. 바뀐 것은 시민들이었다. 그들 스스로 녹화될 것을 알고 행동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거짓말과 욕설을 멈추고 체포를 거부하는 행위가 뚝 떨어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 흑인간 살인 범죄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모두들 경관들의 흑인 살인에만 매몰돼 있다. 흑인 살인이 많은 원인은 흑인 가정 붕괴에 있다. 현재 흑인 신생아 부모 80%가 결혼한 부부 사이가 아니다. 대다수가 아버지 없이 자란다."
-당신은 트럼프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17명 후보 중 20번째로 좋아한다고 했다(웃음). 그런데 내 기대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렇게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대통령은 없었다. 코로나 사태가 오기 전까지 경제는 그야말로 '록앤롤' 음악처럼 뜨거웠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 비숙련 불체자가 줄면서 흑인 노동자 일자리가 많아졌다. 스쿨 초이스(학교 선택권)를 추진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는 흑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의 흑인 지지율은 15%~20% 정도라고 본다. 이란 핵합의 탈퇴, 파리기후협약 탈퇴도 치적이다. 또 규제완화는 세금삭감의 혜택을 줬다. 트럼프 발작 증후군(DTS)만 아니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좋았을 것이다. 중동도 평화롭다. 이스라엘 수도를 예루살렘이라고 선언했다. 그 어떤 대통령도 지키지 못했던 공약이다. 연방대법관 임명자도 모두 마음에 든다. 그의 트윗 행위가 다 마음에 드냐고? 당연히 아니다. 골프로 비유해 보겠다. 어떤 스윙코치는 스윙 자세와 팔로 스루에 더 신경쓴다. 그런 반면 공이 어디에 착지하는지 더 중요시하는 코치가 있다. 난 후자다. 트럼프의 스윙 폼이 엉망일지 몰라도 공은 제대로 착지하고 있다. 언론의 절대다수가 부정적인 뉴스로 도배하고 있는 게 문제다. 민주당원과 언론인들이 그를 증오한다. 트럼프 취임식 때 민주당원 25%가 불참했다. 그들은 그를 정신병자로 몰아붙여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수정헌법 25조까지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을 향해 '가짜뉴스'라고 맞받아쳤다. 엄연히 말해 그의 가짜뉴스 진단은 맞다. 언론이 집중하는 뉴스만 놓고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보수진영에서 이미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다. 레이건 조차 언론을 건드리지 못했다. '언론인은 절대 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다'라는 금언이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여기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재선 가능성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최근 지지율에서 조 바이든에게 14%p로 밀렸다.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렇게 밀리고 승부를 뒤집은 경우는 없다. 트럼프에게 재선이 불리한 3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그에게 더 이상 서프라이즈(surprise) 요인이 없다. 2016년에는 다 그를 무시했다가 큰 코 다쳤다. 이 요인은 더 이상 없다. 당시 많은 민주당원이 투표하지 않았다. 올해 그들은 대거 참여할 것이다. 두 번째는 언론이다. 가장 영향력있는 20개 언론사 중 18개가 진보성향이며 다 그를 증오한다. 언론은 레이건과 부시도 싫어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 번째는 코로나 사태 전 경제활황으로 민주당 진영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점이다. 변수는 조 바이든의 인지력 감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트럼프가 또 기적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래리 엘더(68ㆍLarry Elder)는? 1990년대부터 인기 라디오 진행자로 명성을 떨쳐왔다. 현재 글렌데일에 위치한 라디오방송국 KRLA(870AM)에서 '래리 엘더쇼 Larry Elder Show'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 전역 300개 이상 라디오 채널에서 중계하고 있다. 폭스뉴스 논객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가 제작한 민주당의 흑인차별 다큐멘터리 영화 '엉클 톰(Uncle Tom)'이 이달 온라인으로 개봉된다. 브라운대와 미시간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도 일했다.
원용석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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