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좀 하려니 낙서 때문에 '골머리'
코로나·약탈·시위로 통행량 줄면서 급증
LA시도 방치…흉한 외관에 손님 줄까 걱정
LA 다운타운에서 소매업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늘어나는 낙서 때문에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낙서범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신고 이후에도 피해가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또 다른 한인 업주는 “벽화 낙서가 없을 때는 같은 색의 페인트로 전면을 칠하면 됐는데 벽화를 형형색색으로 그려놓아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벽화 위에 다시 낙서가 뒤덮이면서 이 업주는 낙서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이라도 끊기면 어떡하나 걱정이 늘었다.
LA서 20년째 페인트공을 하는 김모 씨는 “최근 들어 낙서 관련 문의가 두세 배 늘었다”며 "낙서 크기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우는 데만 300~400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LA시도 낙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이 길어지며 예산이 줄어들자 도로 보수와 가로수 관리, 낙서 제거, 주민의회 지원, 갱단 대응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시 정부 업무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상 낙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업주는 “낙서 담당 부서에 전화했지만 자동응답기만 나오고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답답해 했다. 이 업주는 나중에 겨우 통화를 했지만 “낙서 담당자가 코로나 때문에 재택 근무중이니 나중에 전화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허탈해 했다.
현재 LA시는 경찰, 소방관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일반 공무원 1만6000여 명은 무급휴가와 함께 임금 10% 삭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는 도로 보수와 가로수 관리가 줄고 311 민원 서비스의 대기시간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새 회계연도가 되도 세수가 1.8%밖에 늘지 않을 전망인데, 이는 지난 6년간 매년 평균 증가 폭 4.5%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또 셧다운으로 호텔 숙박세와 판매세, 주차요금 등 주요 세수가 줄면서 낙서 제거 업무가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낙서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여전히 통행량이 줄어 보는 눈이 많지 않아 낙서가 줄기 어렵고 낙서 증가를 유발하는 심리적 환경도 나이질 것 같지 않다. 전문가들은 낙서를 억압된 감정의 순간적인 분출로 본다. 코로나 확산 시대의 경제 여건 악화와 재택근무 및 외출자제 등에 따른 스트레스 누적을 고려할 때 당분간 낙서는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승권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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