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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정의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

마음이 무겁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LA다운타운과 할리우드에서 시위하고 있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BLM)’라고 쓴 허름한 카드보드를 들고 시위하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시위를 조직적으로 계획했다기 보다는 SNS를 통해 개개인에게 도달된 메시지가 흑인 뿐 아니라 타인종 젊은이들을 동원한 것 같다. 벌써 며칠째이다.

지난주 미네소타주에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이 경찰의 무릎에 목이 졸려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미국 곳곳에서 시민들의 동요가 일고 있다. 경관은 백인이었다. 사건 현장이 있던 다른 3명의 경관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플로이드와 무릎으로 목을 조르는 동료 경관을 방관하기만 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그 주위에 있었다. 17세 소녀가 휴대전화로 조지 플로이드가 기절해 목숨을 잃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영상은 전국에 퍼졌다. 모두는 분노하고 있다.

흑인 노예의 역사는 250년, 인종차별을 당하고 살아온 것이 100년이다.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체제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이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행정을 수행하는 대다수는 백인이고 백인들은 변하지 않았다. 체제가 문제라기 보다는 체제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인종과 인권에 대해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했다. 삶은 개화되지 않았는데 특권을 누린다는 것이 문제이다.

2012년 트레이본 마틴이라는 17세 흑인 소년은 경찰이 쏜 총에 숨졌다. 1년 후 가해자 조지 짐머만 경관은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짐머만은 독일계 백인과 히스패닉 사이의 혼혈이라고 알려져 있다.

흑인에 대한 불평등하고 편파적인 법의 시행은 세대를 이어가며 반복되고 있지만 백인들은 보호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며 사회정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 흑인 지도자급 여성 세 명, 페트리스 칸-쿨로스, 알리시아 가자, 오팔 토메티 등은 ‘블랙 라이브스 매터’라는 시민 단체를 만들었다. 번역해 본다면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라는 뜻이다.

흑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흑인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은 미국 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에도 지부가 있다고 한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에 대응해서 의도적인 경찰 살해는 증오범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블루 라이브스 매터(Blue Lives Matter)’라는 단체가 1년 후인 2014년에 만들어졌다. 뉴욕 경관 라파엘 라모스, 웬지안 류가 흑인에게 총격 살해된 후였다. 경찰 유니폼의 푸른색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 단체는 인종보다는 경찰이라는 전문직에 관점을 둔 것 같다. 현직 또는 은퇴 경관들이 회원이다.

우리 모두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권리이며 의무라는 것을 이해했다면 이번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은 사회정의로 귀착되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생각하게 한다.

또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교육의 결실은 빈부격차를 인식하는 힘을 길러주고, 차이를 없애는 것에 참여하는 활동성을 부여한다. 결국, 교육의 종점은 사회정의 구현에 있다.


모니카 류/종양방사선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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