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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 책을 공유합니다’라는 코너를 운영했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의 한인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코너였습니다. 쏟아지는 문화 기사거리에 밀려 어느샌가 중단되어 아쉬움이 남았었죠. 다시 생각해보니 요즘 딱 필요한 코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문을 엽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책 추천 이유에 대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좋은 책 추천해 주세요. 시인이자 극작가 그리고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소현씨가 추천하는 책들 소개합니다.

마종기 시작(詩作) 에세이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비채·2010>


전염병을 피하기 위한 ‘집콕살이’가 본의 아니게 길어지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럴 때는 마음 편하게 먹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독서, 음악감상, 영화보기 등을 하면 좋겠는데 마음이 불안해서 싱숭생숭하니 그것도 쉽지 않다.

아무튼, 까뮈의 '페스트'가 다시 읽히고 있다니 반갑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는 그런 골치 아픈 작품보다 위로가 되는 시가 좋지 않을까? 그것도 시인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는 시.

마종기 시인의 시작(詩作) 에세이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는 등단 50주년을 맞이하여 시인이 자신의 시 중 50편을 고르고, 그 시에 얽힌 사연을 수록한 책이다.

마종기 시인은 “시는 내게 사랑이었고 희망이었고 하느님이었고, 무조건적인 이해심이자 베풂이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오래 다져온 사랑과 그리움”의 결정체인 다양한 사람들과 고국 이야기가 진하게 담겨 있다.

임종도 지키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의 사랑, 외로운 이민 생활을 함께 견디며 살다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동생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 고국의 친구들,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 삶과 죽음의 경계, 예술과 여행 이야기 등 시인의 삶과 흔적을 쉬운 사랑의 언어로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언어로 삶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세상의 모든 경계를 감싸 안는 시인’으로 평가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종기 시인의 또 다른 언어와 면모를 발견하는 기쁨도 크다.

에세이를 읽고 시를 다시 읽으면 울림과 감동이 몇 배로 커지고, 책 제목에 나오는 ‘당신’이 새로운 향기로 다가온다. 마음이 따스해져서, 코로나 바이러스도 크게 무섭지 않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장소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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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씨는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 이수 중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5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소아방사선과 전문의가 됐다. 2002년 은퇴한 후 연세대 의과대 초빙교수로 ‘문학과 의학’ 과목을 신설해 5년간 강의했다. 마 시인은 의사로 일하면서도 꾸준한 문학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195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고, 의과대 1학년 때 첫 시집 ‘조용한 개선’을 출간했다. 시집으로는 ‘두 번째 겨울’ ‘변경의 꽃’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 사는 것이 어디 갈대뿐이랴’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의 맨살’등을 펴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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