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마스크·방호복·호흡기 대란…'Made in USA' 허상

코로나로 민낯 드러난 미국 경제
세계 1·2위 3M·허니웰 있어도
하루 생산 100만장 '한국의 10%'
보호 장비 부족 의료진 감염 속출

<사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에 임시로 설치된코로나19 의료시설에서 지난 8일 의료진들이 교대 근무를 하기 위해 개인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왼쪽). 미 해군 병원함USNS 컴 포트가 지난 3일 맨해튼 서쪽 부두에 정박해 있다(위). [AFP·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뉴욕에 있는 한 병원(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 간호사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마스크 같은 보호 장비가 너무 부족하다.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중요한 처치 때만 ‘N95 등급’(공기 중 미세입자를 95% 걸러주는 마스크)을 쓸 수 있다. 그마저도 한장으로 사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중소기업 파크데일은 미국에서 몇 개 남지 않은 면방직 회사다. 다른 상당수 회사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을 닫거나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겼다. 파크데일의 최고경영자(CEO) 앤더슨 워릭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기 위한 면봉을 생산할 수 있느냐”는 백악관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

세계 최대의 마스크 제조회사는 미국의 3M이다. 이 회사의 본사는 미네소타주 메이플우드에 있다. 마스크 제조 세계 2위는 미국의 허니웰이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아우성이다. 3M이나 허니웰 상표를 붙인 마스크의 대부분은 중국 등 외국에서 생산되고 있어서다.



미국 안에선 무게 15g짜리 마스크도 충분히 만들어 내지 못한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란 수식어에 가려져 있던 미국 제조업의 민낯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미 40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150여만 명 가운데 약 30%가 미국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초기에 “환자나 의료진이 아닌 사람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세에 놀라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국에선 의료진도 개인용 보호 장비가 부족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마스크 대란을 일찌감치 겪었던 중국·한국에서도 의료용품의 품귀 현상이 이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3M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N95 등급 마스크는 월간 3500만장이다. 하루 생산량으로 따지면 100만 장 남짓이다. 이 신문은 “미국 내 의료용 수요를 맞추기에도 부족한 양”이라며 전했다. 그러면서 “3M은 자사 중국 공장 등에서 3개월간 1억6650만장의 마스크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마스크 수출국이었던 한국이나 중국은 기존 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두 나라는 기존의 의류 생산라인을 마스크 생산으로 돌리는 ‘순발력’을 발휘할 만한 기반도 갖춘 상태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공적 마스크 공급량은 980만8000장이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7일(약 240만장)의 네 배 수준이다. 중국도 국무원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하루 생산량이 1억1600만장이었다. 한 달 사이 10배 넘게 늘었다.

미국은 마스크 생산으로 돌릴 만한 생산기반 자체가 부족한 상태다. 미국 내 의료용 방호복과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장비도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수출국이 자국 수요를 우선 충당하기 위한 수입 제한에 나서자 미국 내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제너럴일렉트릭(GE) 헬스케어 부문에서 인공호흡기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도 동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실적 악화로 대량 감원 위기에 직면했던 이들 회사로선 사실상 ‘인공호흡기’를 단 셈이 됐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생산의 외주화’를 지속했던 미국이 마주한 현실이다.


조현숙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