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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푸어오버…커피와 물 1:18 '황금비율'

커피 이야기 - 홈카페

커피점 매출은 하락
커피빈 판매는 상승

홈카페 인구 78%
핸드드립 이용자 많아

코로나와 원두 판매

얼마 전 인도에 출장이 계획되어 있었다. 인도는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생산량으로 치면 항상 10위권 안에 드는 커피 생산국이다.

인도에서도 커피 산지는 수도인 뉴델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시골이기에 비행기와 차편을 이용해야 하고, 비자신청도 미리 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난해 말부터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커피 산지에 대한 기대를 안고 비행기를 탔지만, 인도로 들어가는 비행기편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자가 정지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한 달 전 이야기다. 그때가 그리워질 정도로 코로나 사태는 현재 점점 더 맹위를 떨치고 있다.

홈카페용 1회용 드리퍼.

홈카페용 1회용 드리퍼.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대부분의 주민이 긴급상황을 제외하고 집에 머물기를 명령 또는 권고를 하고 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스몰 비즈니스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카페나 커피 전문점들의 상황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LA한인타운 끝자락에서 작은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음료 매출은 평상시의 30%로 떨어진 상황이고, 매일 찾는 단골 손님들을 위해 의리차원에서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 한 가지를 알게 됐다. 원두의 매출이 평상시의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이다. 한인은 물론 LA 대부분의 시민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정상 출근을 했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커피를 하루에 몇 잔씩 마셨을 것이다.

커피에 주요 성분에는 카페인이 있다. 이는 중추신경 자극제로, 커피를 통해 섭취를 하게 되면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이로 인해 혈류가 빨라지게 해서 각성효과를 가져온다.

또, 카페인은 약한 중독성이 있어 매일 커피를 마시던 사람이 커피를 끊게 되면 약간의 금단현상도 찾아올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커피 원두를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 같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자세히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원두를 사가는 고객의 경우를 종합해 보면, 대부분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었고 집에 한두 가지 이상의 커피 추출 기구를 가지고 있었다.

홈 카페

이번 코로나와 무관하게 홈 카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하고 있었다. 전미커피협회(NCA)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78%에 달한다.

현재 가속화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기인한 커피 리테일 비즈니스의 성장세를 감 할 때, 여전히 78% 달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커피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특히, 집에서 전문 카페 못지않은 비주얼을 가진 메뉴를 만드는 유명한 SNS 계정들이 많이 생겨났고, 이들에게는 수만의 팔로워들이 뒤따르기 시작한 상황도 시작되었다.

이를 보면 최근 들어 홈 카페족은 질적인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단지 집에서 커피는 직접 내려 마시는 행위에 집중을 했다면, 이제는 좋은 커피를 가지고 맛있게 추출하는 것은 물론 예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트렌드가 된 듯하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추출도구들도 기능적인 발전은 물론 심미적인 요인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요즘 홈카페족은 이런 제품 하나씩은 개인소장을 하고 있게 된 것 같다.

원두를 구입하는 많은 고객 중에는 핸드드립이라고 알고 있는 푸어오버(Pour-over)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방법은 내리는 사람이 다양한 변수를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따라 맛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방법이다.

커피와 물의 비율, 커피의 양, 커피의 굵기, 물은 온도, 추출 방법, 물의 퀄리티 등이 주요 변수에 해당된다.

이중 가장 기본이 되는 변수는 커피와 물의 비율이라 생각한다. 커피 업계에서 바이블로 통하는 커피와 물의 비율은 1:18로 이를 골든컵 비율이라 부른다.

MIT 교수출신인 얼 E. 록하트 박사가 1950년대에 일련의 리서치를 통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율로 1:18을 제시했다. 오래전 연구 결과이지만 여전히 커피와 물의 비율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된다.

하지만, 집에서 커피를 추출할 때 항상 이 비율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개인적으로 1:18의 비율은 좀 싱겁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인지 비즈니스 차원에서 미국에서는 1:15, 한국에서는1:12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인은 조금 진한 농도의 커피를 선호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커피를 좀 더 사용하던지 물을 사용을 좀 적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비율을 찾아내는 것이 본인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드는 전제라 생각한다. 카페 본래의 기능은 커피를 통해 사람들과 교제하는 공간이었는데 이 공간이 가정으로 확대되면서 맛은 물론 자기 만족을 위한 자위적인 기능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은 따뜻한 한잔의 커피가 큰 위로가 되는 시간인 것 같다. 모처럼 몸과 지친 마음을 위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맛있는 커피를 정성껏 내려 보는 건 어떨까.


LA커피칼리지 연응주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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