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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잊고 살았네

이른 아침 고요에게 촛불을 켠 목련

솟은 해의 길을 밝힌다

촛농이 번진 옆 나무들 질세라

파란 새싹 내어 덩달아 반짝인다

칠흑 같은 어둠을 올곧이 이겨낸 그들



새들의 노래도 퍼덕임도 아랑곳없이

아직 붉은 불꽃을 봉긋이 태우는

꽃망울 떠받치는 가지에

봄 햇살에 녹아든 바람결 살랑인다



나는 잊고 살았네

부서지는 몸의 조각들을

쉴새 없이 흩어지다 다시 돋아나는 분신들을

바람같이 지나가는 모든 것들

내 곁만은 천천히 지나가기를

그 침묵 오래가지 않았네 계절과 함께



웅크린 긴 시간의 어둠을

하얗게 파헤친 생명력이 주는 두근거림

그 팽팽한 압도감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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