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나도 열었는데…홈리스 손님이 걱정”
어떻게 지내세요〈1〉그레이스 배 그랜드스파 대표
“스파는 성수기 장사인데, 벌써 4월이니 올해는 물건너갔다고 봐야죠.”
그랜드스파 그레이스 배 대표의 속상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스파 성수기는 흔히 12월부터 5월까지로 예측한다. 더운 여름엔 손님이 급격히 줄기 때문에 성수기 때 바짝 수익을 올려놔야 1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게 꼬였다. 6월 이후 영업을 재개한다 해도 성수기 장사를 놓친 타격을 메우기는 어렵다. 결국 코로나 사태가 진전된다 하더라도 오는 11월까지 영업을 중단하는 방향까지 고민 중이다.
그랜드스파 건물 1층 식당 ‘청진옥’과 노래방도 모두 배 대표가 운영하는데 문을 닫았다. 청진옥은 투고 및 배달 손님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배달 수수료가 음식값의 30%에 달해 과감히 포기했다. 그랜드스파 건물에는 현재 약국 하나만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지진이 나도 스파는 문을 열었는데….” 배 대표는 “꿈만 같고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매일 이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스파 운영자로서 느끼는 고통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스파에서 먹고 자던 홈리스 손님들에게 당분간 장소를 제공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직장은 다니지만 집이 없어 저녁에 스파에 와 씻고 자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혹시나 스파 영업을 할까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 20~30통 걸려온다. 길에서 자는 한인들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홍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