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체조하고 손주와 화상통화
코로나19로 변한 한인 시니어 일상
시니어들 사회적 고립 우려
스마트폰·인터넷·SNS 배워
가족과 소통 시니어 늘어
LA 소재 노인아파트에 홀로 거주하는 정모(78)씨는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는 게 무섭다"고 하소연 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아침 먹기가 무섭게 양로보건센터나 시니어센터에 출석해 시간을 보냈는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부턴 집에만 머물고 있기 때문. "감옥 생활이 따로 없다"는 정씨는 "요즘 주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어떤 날은 정말 말 한마디 안 하는 날도 있어 몸도 여기저기 아프고 마음까지 울적하다"며 "주말엔 교회 행사나 주일 예배에 참석했는데 지난주부터는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최선의 예방책이 사회적 거리두기다보니 정씨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연령불문하고 모두의 일상생활이 180도 달라졌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시니어들에게 코로나19 감염은 치명적이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니어들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리틀도쿄 서비스센터 이희우 소셜워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LA 한인 시니어들의 현 상황과 코로나19 장기화를 위한 대비책,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사회적 고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한인 시니어들 어떻게 지내나
리틀도쿄 서비스센터 이희우 소셜워커는 "센터 소속 소셜워커들과 전화로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 한인 시니어들은 뉴스로 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식료품이며 의약품 등을 미리 구비해 놓아 당장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많은 시니어들이 2주 뒤 떨어진 식료품과 의약품을 어떻게 구입하고 대비해야하는지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또 현재 노인아파트 내 소셜워커 사무실도 모두 닫은 상태여서 도움이 필요해도 얼굴을 보며 상담을 할 수 없다보니 시니어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소셜워커는 "소셜워커 사무실 및 비영리단체 폐쇄는 감염에 취약한 시니어들 및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그러나 전화상담은 여전히 평소처럼 진행되고 있으므로 소셜워커 사무실 앞에 공지된 전화번호나 평소 연락했던 비영리단체에 전화하면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한인 시니어의 하루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최모(74)씨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와 함께 유튜브에 접속해 5분짜리 시니어 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식사 후엔 카카오톡 가족 그룹채팅방에 접속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다. "그동안 스마트폰은 갖고 있었지만 전화를 걸고 받는 게 전부였다"는 최씨는 "친구들이 스마트폰이며 인터넷을 배운다 할 때 지금까지도 큰 불편 없이 살았는데 뭘 새로 배우나 싶었다"며 "그러나 요즘 자녀들과 왕래도 할 수 없다보니 대학생 손주에게 카카오톡 하는 법과 화상통화 등을 배워 그나마 덜 심심하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니어들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이희우 소셜워커는 "한인 시니어들과 전화통화를 해보면 현 상황에 대해 불안감도 높고 집에만 고립돼 있는 것에 답답해 한다"며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선 인터넷과 SNS를 통한 사회적 교류가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아직 인터넷 망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저소득층 가정에 지원되는 디스카운트 인터넷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AT&T는 월 5~10달러, 스펙트럼(Spectrum)은 월 17.99달러 등 월 5~20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도움말=리틀도쿄 서비스센터 이희우 소셜워커
이주현 객원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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