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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이 있는 마을

봄이 있는 마을
머뭇거림 없이 펼쳐 와 출렁이는 봄이
마음을 헤적인다

이웃집 리취네 울타리 너머로 사과꽃 한창이더니
소방서 길 버찌꽃 지고 난 후 복사꽃들
경마장 길 돌면 들판으로 가득 찬 노오란 유채꽃 사이로
번져드는 블루보넷 보랏빛


성당 가는길 부풀은 배롱나무꽃
병원 앞 네거리 가로수와 어울려 분홍꽃 구름 속에
둥둥 떠있다

문만 열면 사람 사는 마을, 근심 걱정으로 아찔하고
스며들어 오는 바이러스는 세계의 국경을 닫아 거는데
코너 집엔
가지 쳐낸 적 한번도 없는 자목련이
천개의 꽃들을 열어 왕성한 봄기운 뿜어낸다.


안서영 / 시인·미주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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