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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네모

슬픔을 어떻게 알아채시는가요

슬픈 지경에 이르면

여기 바로 여기

이 안에 직사각형 네모 안 부분에

쿵 아픔이 느껴진다고

예쁜 손을 가슴에 대었지요

아랫입술이 연신 삐죽거리며 떨렸고

어여쁜 두 눈엔 눈물이 그렁거렸습니다

바로 그 때 그녀의 떨림이 충격이 슬픔이

고스란히 제 가슴에

직사각형 슬픔 감지처를 복사했습니다

오늘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네모에 울림이 오는지요

저의 직사각형은 정사각형이 되었다가

세모가 되었다가 작은 원이 되었다가

점이 되었다 여겼습니다

경복궁역에서 효자동 청와대

부암동 언덕을 넘어 세검정에

저의 발걸음 발걸음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의 시간은 거슬러 거슬러 되돌아갔습니다

거의 변하지 않은 언덕길

그 공기 그 내음

지금 어디에서든

철없는 까까머리 검정 교복의 친구들이

버스 정류장으로 몰려나올 것 같은

예전의 공기, 예전의 햇살이었습니다

그대를 닮은 복사꽃이 만발한 이 봄날

그대 생각에

제 직사각형 네모는

수없이 내려앉습니다

퍼렇게 멍들었을 네모가

그대의 네모에 안부를 묻습니다


변정은 / 시인·현대시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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