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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하의 삶이 있는 풍경] “어화둥둥 내 사랑”

Jerry Gross(88) & Dong Boon Gross(72) l Sun I Tinsley(72) & Michael Tinsley(69) -왼쪽부터

Jerry Gross(88) & Dong Boon Gross(72) l Sun I Tinsley(72) & Michael Tinsley(69) -왼쪽부터

금슬 좋기로 소문난 달라스 잉꼬부부 네 분을 처음 뵌 것은 20년 전이다. 이때만 해도 뭐 하나 부럽지 않을 거 같은 선남선녀였다. 손끝은 섬섬옥수요 피부는 윤기가 흐르고 빛이 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섬섬옥수이던 손에는 주름이 가득 찼고. 피부엔 검버섯이 피었다. 시간은 무서운 속도로 그들 곁은 지나갔다. 비록 몸은 세월을 피하지 못했지만, 마음 만은 20년 전 그대로의 모습처럼 곱고 온화하다. 오늘도 금슬 좋은 두 부부는 쉴 새 없이 조잘조잘 온화한 표정과 몸짓으로 서로 챙기고 보듬는 잉꼬부부다.

두 부부의 사랑 얘기를 듣다 보면 어느 노랫말을 뛰어넘어 한편의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하다. 순애보도 이런 순애보가 없다. 구구절절 아리고 가슴 뛰는 사연으로 가득 차 있다. 남들보다 두 배가 넘는 사연으로 얽히고설킨 인연이다. 어쩌면 ‘너는 내 운명’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신비다. 이팔 청춘에 만난 인연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사연은 품고 있다. 마치 다 펼치지 못한 보자기속처럼 신비롭고 호기가 가득한 종합선물 같은 사랑 보따리가 틀림없다.

부부의 연은 사랑으로 이루어 지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사랑은 단지 출발시키는 힘일 뿐, 나머지는 서로 노력하고 의지하는 힘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50년을 산 부부다. 이제 이들은 남과 여의 성별을 넘어선 그냥 사람이다. 서로 측은지심으로 보듬고 살 수밖에 없는 단계에 닿았다. 애틋하고 아리고 가슴 뛰는 사랑은 기억 저편의 추억이다. 살아온 날보다 짧은 날이 남았다. 그러나 더 애틋하고 더 절절하다. 잘 듣지 못하고 잘 보이지 않고 몸도 예전처럼 날렵하지 않지만, 할 일이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부부다.

두 부부는 북텍사스 한미여성회 회원이고 사단범인 북텍사스 국악협회 회원이다. 그동안 수많은 행사를 같이했고 먼 여행도 숱하게 했다. 미운 정 고운 정을 넘어 눈빛만 봐도 말이 통하는 사이다. 코리안 페스티벌을 위해 같이 땀 흘리고, 한국 입양아를 위해 오클라호마까지 차를 몰고 갈 정도로 혈기 또한 왕성하다. 영화 같은 환상으로 국제결혼을 보면 ‘어화둥둥 내 사랑’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결혼은 상대에게 배려와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서로 노력할 때만 가능한 관계다. 서로 그렇게 애틋하게 마음 주며 손잡고 오래오래 같이했으면 좋겠다.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두분에게 감사한다.

글·사진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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