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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목사ㆍ기독교인 못 믿겠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말 따로 행동 따로" 부정적 인식 확산
해가 갈수록 개신교 불신 더 높아져
종교별 신뢰 천주교·불교·개신교 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의 한 대형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의 한 대형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가 심각하다. 7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과 여론조사 기관 지앤컴리서치가가 '202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3.9%에 달했다. 5명 중 3명이 개신교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2013년(44.6%), 2017년(51.2%) 조사와 비교하면 교회에 대한 불신이 더욱 높아졌다. 본지는 기윤실의 조사 결과를 분석해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성인 1000명(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도는 95%, 표본오차는 ±3.1%다.

개신교에 대한 불신이 높다.

속성별 신뢰도를 보면 '목회자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68%다. 기독교인에 대한 불신(65.3%)도 큰 차이가 없다.

타종교와 비교해도 개신교의 신뢰도는 낮다.

종교별 신뢰도를 보면 가톨릭(30%), 불교(26.2%), 개신교(18.9%) 순이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면 전반적으로 종교계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다.

기윤실측은 보고서를 통해 "교회의 신뢰도 저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만성부전화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진단된다"고 밝혔다.

기독경영연구원 정연승 위원은 "교회는 개신교인 사이에서만 높은 신뢰도(75.5%)를 보였을 뿐 타종교, 무종교인 사이에서는 불신 비율이 78.2%로 내부와 외부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다"며 "특히 20~40대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사회봉사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를 물었더니 개신교(35.7%)가 가장 높았다. 이어 가톨릭(32.9%), 불교(10.2%) 순이다. 그럼에도, 개신교에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다는 점은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개신교의 사회적 소통 문제도 지적됐다.

기윤실은 '교회가 사회와 잘 소통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61.6%가 '그렇지 않다(별로+전혀)'고 답했다. 이는 2017년 조사(56.9%)와 비교해 4.7% 포인트 늘었다.

심지어 교회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높은 60대 이상에서도 교회의 소통 부재를 지적한 응답자가 44.4%나 됐다. 그만큼 세대와 관계없이 교회가 사회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개신교의 문제는 '돈'과 '목회자'로 축약된다.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26.9%)을 꼽았다. 이어 교회 지도자들의 삶(22.8%)이 뒤를 이었다.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교인들의 삶(14.3%), 교회의 성장제일주의(8.5%) 등도 개선점으로 봤다.

그렇다면 개선을 위해 가장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절반 가량(49.8%)이 '윤리와 도덕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환경ㆍ인권 운동(8.4%), 문화ㆍ예술 활동(4.3%), 교육 사업(4.2%)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만큼 오늘날 교회의 비윤리적인 모습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개신교인에게는 배려와 정직을 요구했다.

응답자들은 개신교인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6%), 정직하지 못한 것(23.7%), 배타성(22.7%), 성공주의(16.3%), 사회에 대한 무관심(6.8%) 등의 개선점을 꼽았다.

현재 한국의 경우 4월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목회자의 정치와 관련한 발언이나 참여는 늘 논란거리다. 본지 1월14일자 A-1면>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47.7%)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목회자가 정치적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목회자가 정치적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답한 개신교인의 답변(40%)보다 오히려 높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개신교인이 목회자의 정치적 활동과 관련, 다소 수용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하지만 대체로 종교 여부와 관련 없이 목회자가 설교나 공식 석상에서 정치 발언을 하거나 정치적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여겼다.

'설교 등 공식적인 곳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22.3%ㆍ개신교인은 27.5%)' '정치적 집회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16.3%ㆍ개신교인은 19.3%)' 등의 응답은 대체로 낮은 편이었다.

종교별 이념성향도 조사했다. 개신교는 '보수', 가톨릭은 '진보' 비율이 높았다.

이념 성향과 관련한 질문에 개신교인은 보수(31.8%)가 진보(25.4%)보다 많았다. 반면, 가톨릭은 진보(31.5%)가 보수(26.3%)보다 비율이 높았다.

실천신학대학원 조성돈 교수는 "정치가 기능을 상실하고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기는 상황에서 교회가 사회적으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며 "그 지점을 잘 살펴보면 이 시대에 교회의 사명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고 어떻게 교회의 사랑을 드러낼 것인지도 절실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의 한 대형교회의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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