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함' 성실로 극복했다
탬파베이 주전 1루수 최지만
류현진 토론토와 19차례 대결

최지만은 지난해 127경기에 나와 타율 0.261(410타수 107안타), 19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안타 모두 데뷔 이후 개인 최다였다. 팀 성적도 좋았다.
와일드카드전을 통과한 탬파베이는 디비전시리즈(ALDS, 5전3승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만났다. 5차전 접전 끝에 탈락했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이다. 부자 구단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경쟁자다. 탬파베이 살림살이는 넉넉하지 않다. 지난해 연봉총액이 5547만6866달러로, 30개 구단 중 28위였다. 탬파베이는 효율적으로 투자했고, 와일드카드(96승66패) 자격으로 가을 야구를 했다. 지난해 그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는 2.0이었다. MLB에서 보통 WAR 1이 700만~800만달러의 가치라고 본다. 그의 실제 몸값은 옵션 포함 125만달러(14억5000만원)다. 실제 몸값의 10배로 활약한 셈이다.
최지만은 2009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직행했다. 당시 국내에선 상위 지명 후보였지만, 미국행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경험이나 쌓으면서 영어 공부하려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그는 "나도 처음부터 '꼭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쟤는 계약금 다 쓰고 금방 돌아올 거야'라는 시선에 화났다. 그래서 아예 계약금(42만5000달러)도 어머니께 모두 드렸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거 생활은 보통 '눈물 젖은 햄버거'라고 표현한다. 10시간 넘는 긴 버스 이동, 빅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게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최지만도 초창기엔 월급 60만원으로 버텼다. 그는 "야구에만 집중하면 돈 쓸 일 없으니까 부족하진 않다. 다만 기회가 오지 않아 초조했다"고 회상했다. 여러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아무리 영어를 배워도 한국인의 '정' 같은 걸 느낄 수 없어 집이 그리웠다. '이겨내자'보다 '참자'로 버텼다"고 말했다. 미혼인 그는 "외로움이 제일 힘들다. 지난해 끝내기 안타 친 날도 경기장에선 기분 좋았는데 집에 돌아가 꺼진 불을 보니 허무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팬 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하다. 그는 "마이너리거 시절 꼬마 팬에게 공을 선물했는데,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다. 내겐 흔한 일이지만, 팬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한다"고 소개했다. 마이너리거 때부터 이어온 기부활동에 대해선 "돈이 있든 없든 좋은 일을 하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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