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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 생산·재고 급증…가주산 와인 가격 폭락

20년래 최저로 떨어지며 통제 불능 상태

올해 캘리포니아산 와인 가격이 최근 20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수요 감소까지 겹친 와인 산업은 향후 5년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실리콘밸리 뱅크(SVB) 파이낸셜 그룹이 18일 발표한 '2020 미국의 와인 산업’ 보고서와 지난 3~6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와인 심포지엄에서 동시에 제기된 분석이다.

SVB 보고서는 “가주산 와인 값 폭락 추세는 최소한 향후 3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가주의 와인 재고가 2017년 1월 1000만 갤런에 못 미쳤던 것이 불과 3년 만인 지난달 기준 2500만 갤런에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류별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900만 갤런, 샤르도네 700만 갤런, 피노 누아 400만 갤런, 멜로 200만 갤런 등이다.

북가주의 포도 농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25% 가량은 포도 과잉 생산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2016년 대대적인 와이너리 확대 경쟁이 벌어진 뒤 이제는 심각한 과잉공급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샌호아킨 카운티 농장 협회의 브루스블로겟 회장은 “수확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는 농가도 많다”며 “가지에 매달린 채 말라 죽은 포도가 즐비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와인이 과잉공급되고 재고가 쌓이는 것은 단지 와이너리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가주 와인은 항상 좋은 품질을 갖춰 왔지만 변화하는 지금의 소비자를 만족하게 하지 못하며 자신의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열린 와인 심포지엄에서도 주최 측인 포도 재배자연합은 가주가 현재 통제 불가능한 와인 과잉공급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포도 재배자연합의 제프 비터 마케팅 대표는 “현재 가주와 인근 주들의 포도 농장에는 내가 평생 본 것보다 더 많은 포도가 아직도 남아있는 상태”라며 “이런 과대 생산이 와인 산업을 어려운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미국의 와인 소비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수요가 따라주지 않고 있지만 가주의 와인 생산자들은 수확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을 향상하고, 재배지역을 넓히는 등 과잉공급을 가속했다는 지적이다.

SVB의 로브 맥밀란 전무는 CNN과 인터뷰에서 “구매력을 지닌 수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아직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지 않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와인 소비 증대를 이끌었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와인 산업은 적어도 5년간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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