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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길목ㆍ문명의 교차로…간쑤성 란저우

대륙의 심장부, 황하의 출발지
마르코 폴로가 사랑한 칠채산
혜초도 들렀을 둔황의 막고굴

 서역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사막길을 대상의 행렬이 지나간다. 중국 장안에서 파미르 고원을 지나 텐산산맥을 거쳐 터키, 로마에 이르는 교역로는 동서문명의 교차로에 다름 아니었다. 황하의 출발지이자 실크로드의 거점 역할을 한 란저우는 중국에서도 이국적으로 꼽히는 여행지다.

서역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사막길을 대상의 행렬이 지나간다. 중국 장안에서 파미르 고원을 지나 텐산산맥을 거쳐 터키, 로마에 이르는 교역로는 동서문명의 교차로에 다름 아니었다. 황하의 출발지이자 실크로드의 거점 역할을 한 란저우는 중국에서도 이국적으로 꼽히는 여행지다.

모래가 바람에 날리는 소리인가 했더니, 도도히 흐르는 황허(黃河, 이후 항하)물결, 사막의 캐러밴을 연상케하는 키타로의 주제곡으로 시작하는 실크로드는 80년대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중의 하나다. 신비롭고도 환상적인 그의 음악으로 시작되는 실크로드가 방송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억이 새롭다. 실크로드는 기원전 8세기부터 근대 이전까지 중국 장안에서 파미르 고원을 지나 텐산산맥, 소련의 9개 공화국을 거쳐 터키, 로마에 이르는 동서문명의 교역로를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이 당시의 주요 교역품이 비단이었건 것에 착안해 붙인 말이다.

황하의 출발지이자 중국인과 아시아, 중동, 유럽인들이 모여 왕래하던 실크로드의 거점이 중국 대륙의 중심부에 자리한 간쑤(甘肅)성의 성도 란저우(蘭州)다. 란저우는 산시(山西)성의 성도 시안(西安)과 서역을 연결하는 입구와도 같은 곳으로 고대 문화의 발전이 꽤 이른 지역 중 하나다. 최근 이 간쑤성에서 구석기시대 중기와 말기의 석기, 골각기, 동물의 화석과 인류가 불을 이용했던 여러 흔적과 7000여 년 전 신석기 시대 여러 유적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은 대륙 각지에서 출발한 도로와 철로가 모이는 곳으로 란저우 시내로는 길이 5464km의 황하가 관통하고 있다. 실크로드의 길목에 자리한 덕에 동서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는 동서문명의 교차로 란저우로 간다.

항하 일대

중국인의 역사와 삶이 담겨져 있는 황하는 중국에서 제일 긴 장강(63km) 다음으로 긴 강이다. 중국인들이 장강에는 없는 혼이 서려 있는 강이라 믿는 황하는 칭하이에서 발원해 여러 성을 거쳐 황해로 빠져나간다. 이 황하의 상류에 해당하는 란저우는 이 황허를 이용해 물자를 옮기고, 수차를 돌려 농사를 지었다.

이 기나긴 황하에 철골구조로 된 최초의 현대식 다리, 중산교가 걸려있다. 중산이란 이름은 중화민국의 창시자, 쑨원(손문)의 별명인 중산을 따서 붙여진 것으로 1910년 독일의 기술로 지어졌다. 2002년 이후로는 사람과 자전거만 오갈 수 있도록 해서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이 다리에서 그들의 꿈과 희망을 빌어주는,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황하의 모습에 감격하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이 강변에 '황하모친상'이 자리하고 있다. 나일강의 신이나 티베리스 강의 신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석상일 텐데, 앞의 두 강의 남신과 달리 이곳은 여신으로 모셨다. 항하가 중국의 젖줄임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밍사산 자락의 오아시스, 웨야치안.

밍사산 자락의 오아시스, 웨야치안.

강변에는 이외에도 삼장법사와 손오공 등 서유기 동상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모험을 즐기는 관광객 이라면 전통 뗏목에 해당하는 양가죽에 바람을 넣어 만든 양가죽 뗏목을 타고 황하를 건너볼 수 있다. 황하모친상에서 5분 거리에 수차박물관도 있다.

중산교를 건너면 사찰 백탑사에 이른다. 칭기즈칸을 숭배하던 티베트 고승이 이곳에서 사망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탑이 자리하고 있다. 백탑사가 있는 해발 2129m의 란산은 시내를 병풍처럼 둘러친 형상으로 차를 타거나,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란저우 시내의 풍경이 장관이다.

칠채산

란저우 북서쪽 510km 거리에 위치한 장예(張掖)는 마르코 폴로(1254~1324)가 1년 동안 머물렀던 오아시스 도시다. 그는 장예를 '불교사찰이 많고 세금술이 발전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한약재인 감초가 많이 나서 한때 간저우(甘州)라 불리기도 했다.

장예에서 한 시간 거리에 명소 칠채산(七彩山)이 자리하고 있다. 일곱 개의 색이 일흔 개의 빛으로 갈라져 너울대는 풍경을 보고 지어졌다고 한다. 공식 이름은 '장액단하국가지질공원'으로 산 표면이 옷 주름처럼 쭈글쭈글한 모양새다. 퇴적과 융기, 거듭된 단층활동으로 인해 다양한 색깔의 지층이 드러나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중국의 그랜드캐년으로도 불리는데, 오히려 데쓰밸리의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본 모습과 더 닮았다.

관광은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를 둘러보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공식 관광지로 지정된 건 비교적 최근인 2006년부터다. 한 사진작가가 칠채산의 일몰을 촬영해 사진전에 출품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당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합성 시비가 일기도 했다고.

장예에서 빠뜨려선 안될 곳이 다포사(大佛寺)로 35m의 거대한 와불이 있는 곳이다. 중국 최대 규모의 전신 금박의 석가모니상이 누워 있다. 마르코 폴로는 그의 동방견문록에서 '거대한 불상 하나가 옆으로 누워있는데 그 둘레에 작은 불상 여러 개가 있다'고 언급했다.

둔황

실크로드 여행의 출발지는 허시후이랑(河西回廊)이다. 허시후이랑은 길이 800~1000㎞, 폭 40~80㎞로 이루어진 긴 띠 모양으로 생긴 지역으로 북쪽으로는 고비사막이, 남쪽으로는 치롄산맥이 있다. 란저우에서부터 둔황에 이르는 간쑤성의 서북지방이다. 허시후이랑의 끝에 실크로드 여행 중심지인 둔황(敦煌)이 있다. 란저우에서 둔황까지는 1240㎞, 지금이야 비행기로 1시간 30분, 차로는 하루 이틀이면 가는 거리지만 옛날 실크로드를 오갔던 상인들은 무거운 짐을 낙타에 의지한 채 약 90~100일을 걸어서 갔다고 한다.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둔황에는 서역으로 불교 경전을 구하러 가던 구법승과 대상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흔적이 바로 밍사산(鳴沙山)과 세계적인 불교 유적지 막고굴(莫高窟)이다. 막고굴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둔황 여행의 백미다.

서기 366년 승려 낙준이 밍사산 자락 절벽에 동굴을 파고 기도를 했는데, 이것이 막고굴의 시초다. 그 후로 약 1000년 동안 수많은 승려와 조각가ㆍ도공들이 굴을 팠으며 그렇게 판 크고 작은 굴이 735개(남쪽 면 492개, 북쪽 면 243개)나 된다. 그 중 17번 굴은 장경동(藏經洞)이라고 불리는데 이 굴에서 신라 혜초(704~787)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밍사산은 둔황 남쪽 5㎞쯤 떨어진 곳에 뾰족하게 솟은 모래산이다. 쌀알만한 모래와 돌이 쌓여 생긴 산으로 바람이 불면 모래가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는데, 마치 연주를 하는 듯하다고 한다. 그래서 울 명(鳴)자를 써 밍사산이라는 불린다. 밍사산은 주로 일출과 일몰 때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데 특히 일몰은 웨야취안(月牙泉)을 비스듬히 넘어가는 풍경이 천하의 절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사진=중국 관광청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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