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감성 로그인] 코로나 바이러스, 헛소문 바이러스

매우 어질어질한 ‘음력 새해’를 맞고 있다. 미국살이에 한국 명절이란 형편 되면 슬쩍 기분쯤이나 내고 시간도 여유도 없으면 어물쩍 넘기는 애매한 날인데 올해는 중국발 우한 폐렴이 글로벌 공포로 본격 확산된 불운의 음력 설이 됐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16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4500명이 확진자로 집계됐으며 미국에서도 다섯명의 감염자, 특히 LA와 OC에서 두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한인들의 염려와 관심도 점점 증폭되고 있다.

위력적인 뉴스의 등장 다음 순서는 사람들간의 전파와 확산이다. 특히 진입 장벽 없고 차별없는 온라인의 겁없는 전파력은 때를 놓치지 않고 광속의 위력을 발휘한다.

며칠 새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기관의 정보보다 전염병 공포를 자극하는 미확인 부유 물체, 가짜 뉴스들이 소셜네트워크와 메신저의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로 등장했다.

감염자가 노상에서 쓰러진 현장 사진이다, 병에 걸린 것이 억울해 악의적으로 퍼뜨리러 돌아다니는 환자가 있다, 어느 쇼핑몰 어느 식당에 감염자가 드나들었다더라 같은 확인 불가한 소문 바이러스들이 소셜네트워크와 메신저를 타고 공포와 불신을 전염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에는 미국이 몇 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특허를 받았다는 음모론이 크게 주목을 끌었다. 오레가노 오일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라는 허위 주장도 최소 2000번 공유됐다.

트위터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해시태그가 인기 트렌드로 부상해 각양각색 개인의 주장과 패러디 밈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영상이 쏟아지고 있는 유튜브는 거짓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신뢰성 있는 소스를 우선 노출하는 알고리듬 가동에 진땀을 빼고 있다.

구글에서는 한때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의 검색어가 트렌드에 올랐고 코로나 맥주로 바이러스를 치료한다는 황당한 댓글까지 화제가 됐다.

중국서 사용할 수 없는 틱톡에 우한 시 거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 환자 영상이 올려지거나 중국 정부가 인구 통제를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영상이 보고되는 등 적법성이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영상들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어 문제다.

‘인간은 뒷담화로 지구를 정복했다’는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 설마 현 인류에게 가장 큰 선물이랄 ‘인터넷’을 흉흉한 입소문과 터무니없는 뒷담화에 저렴하게 사용해도 당연하다는 말은 아닐텐데, 시대적 대략난감이 몹시 안타깝다.

운전대를 잡고 복잡한 도로를 달리는 머리 속에는 늘 한가지 생각이다. 다들 자기 목숨 귀한 줄 알고 잘들 하겠지… .

생명있는 모든 개체의 숙명인 ‘생존본능’ 덕분에 각자 자기 줄, 자기 자리 유지하며 달리고 멈춘다는 사실을, 그것이 이 시간 안전 운행의 실질적인 이유며 누구나 자기 목숨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암묵적 믿음을 생각하면 혼잡스러운 도로 위의 질서정연한 불빛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다. 이 황망한 전염병에 감염된 사람들이나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나 누구라도 걸리고 싶어 걸리는 사람 없고 내 목숨 무사히 제대로 지키려는 본능은 똑같으니 누구를 탓할 것도 지적할 것도, 터무니없는 미혹도 부질없다는 얘기다.

다양한 시각의 담론과 상하좌우 제약없는 치열한 논쟁, 그리고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하는 데 최적의 공간인 온라인은 특히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절제되고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헛소문 바이러스는 우리 누구에게나 꺼내어 쓸 수 있는 백신이 있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choi.joomi@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