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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일들을 털어버린다

달력을 넘긴다
시간과 날들을 둘둘말은 기록들
놓쳐버린 사연들의 물음표 찍어가며
손때 묻은 기억들이 아득히 지나간다

잃어버린 추억들이 나를 받치고 있다
지나간 젊음의 생이 좌표처럼 길 위에 서서 쳐다본다



그냥
가시 덩굴조차 잡으려 했으나 잡지 못했던 것들
함께 하지 못해 애써 털어 버린다

꽃이 피고지는 것을 알지 못했어
무거운 가슴이 숨이 찬데

어느새
눈발이 날린다


엄경춘 / 시인·미주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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